안개 너머 신기한 마을
가시와바 사치코 지음, 모차 그림, 고향옥 옮김 / 한빛에듀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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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어린 시절의 설렘과 동심이 되살아나는 기분이 들었다. 『안개 너머 신기한 마을』은 단순한 아동문학이 아니라, 나이가 들어서도 마음 깊이 울리는 이야기다.

주인공 리나가 낯선 마을에서 겪는 모험은 단순한 판타지가 아니라, 성장의 과정이었다. 처음에는 불안하고 두려웠지만, 서서히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며 자신을 단단하게 만들어가는 리나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하숙비를 벌기 위해 여러 가게에서 일하며 만난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책방 주인 나타, 앵무새 바카메, 가면을 쓰고 다니는 선데이—는 각각의 사연과 개성이 살아 있어 이야기의 몰입도를 높였다.

읽다 보면 나도 리나와 함께 마을을 걷고, 책방에서 책을 고르고, 도자기 가게에서 신기한 물건을 구경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또한, 계절과 시간이 뒤섞인 듯한 마을의 묘사는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기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무엇보다 이 책이 감동적이었던 이유는 리나의 성장 과정이 내 삶과도 맞닿아 있었기 때문이다. 낯선 환경에서 적응하고, 새로운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결국 한층 더 성숙한 모습으로 떠나는 리나를 보며 내 인생의 여러 순간들이 떠올랐다.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사랑받은 이유를 알 것 같다.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에게도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주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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