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고 싶은 삶에의 열정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5년 9월

저자인 한비야 님이 쓰신 '바람의 딸 시리즈'를 처음 읽은 지가 벌써 10년이 다 되어간다.

그 후 저자의 책이 나올 때마다 차례 차례 모두 읽어보았는데, 단 한번도 실망을 한 적이 없다.

이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역시 출간되자마자 너무 반가워서 '얼씨구나'하고 사인본이 담긴 책을 주문해 받고는 한숨에 다 읽었는데, 중간 중간에 감동의 눈물까지 흘린 기억이 난다. 오지 여행만으로 모자라(?) 목숨을 건 긴급구호요원으로 일하는 그녀의 삶에서, 하는 일이 너무나 즐겁고 보람되는데 할일은 너무도 많아서 이틀에 한번꼴로 잠을 자면서 일한다는 그녀의 열정에서, 자신의 일이 가슴을 뛰게한다는 그녀의 글에서 난 가슴이 먹먹하고 할 말을 잃었다. 내가 이 책이 발간되기 한 달여 전에 새로운 길을 가겠다면서 멀쩡하게 만 5년을 다닌 직장을 그만둘 때 '피를 토하고 죽어도 좋을 일을 찾으라'고 하시던 한 대선배님의 말씀이 오버랩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런 사람이 몇이나 될까 했었는데 정말 가슴이 뛰는 일을 하면서 잠도 쪼개가면서 사는 사람이 있었던 것이다! 역시 한비야 님이다 싶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나 역시 월드비전의 후원자가 되었다.

그동안 내가 가장 좋아한 저자의 책은 '중국견문록'이었는데, 이 '지도밖으로 행군하라'를 읽으면서는 저자가 단순히 인기에 영합하거나 소위 말하는 세속적인 출세의 길을 가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뜻과 의지에 따른 삶을 사는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저자를 좋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저자가 그동안의 유명세와 인지세만으로도 편한 삶을 살겠거니 하는 다소 삐딱한 생각을 했던 것이다.

너무 감동적인 책이라 몇 사람에게 선물했는데 막상 나는 고향집에 두고 온 책을 마냥 그리워만 하고 있다가 오늘 1+1 이벤트를 보니 또 욕심이 생겨서 주문하고야 말았다. 이번 기회에 한 권은 내게, 한 권은 곧 생일이 다가오는 친구에게 선물로 주기로 이 충동구매를(?) 정당화하면서.. ^^  

읽은 책을 선물하고 또 사게 되는 책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류시화 엮음 / 오래된미래 / 2005년 3월

 시를 좋아하지도 제대로 감상할 줄도 잘 모르지만 유일하게 내가 사 보는 시집이 류시화 시인이 쓰거나 엮어낸 것들이다. 이 책 역시 TV드라마를 통해 너무 잘 알려졌기 때문에 (그에 대한 반발심에서?) 한참이 지난 얼마전에서야 구입을 했지만 역시 읽고 나니 돈을 허투로 쓰지 않았고, 내 시간을 쓸데없이 낭비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시를 통해 세상이 더욱 아름다워지기를 바라는' 시인의 생각에 공감하며 의외로 내 삶에 대해서 다시 곰곰히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

 결국 난 좋은 책을 읽고 나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선물하고야 마는 습관 탓에(?) 또 다시 구입을 할 수 밖에 없지만 너무도 가슴에 와닿고 마음에 드는 시들이 많아서 두고두고 읽으려고 한다.

이 가을이 더 깊어지기 전에 이 시집을 읽는다면 지나가는 가을이 아쉽지만은 않으리라.

이보다 더 유쾌할 순 없다??

브리짓 존스의 애인 ㅣ 브리짓 존스 시리즈
헬렌 필딩 지음, 임지현 옮김 / 문학사상사 / 2000년 10월

브리짓 존스의 나이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모습은 국경을 초월하여 마치 나 자신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존스의 고민, 생활, 모든게 너무 생생하다. 젊은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공감할 수 있는 내용, 유쾌하고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절대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책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제인 오스틴을 정말 좋아하는데 그 현대판으로 전혀 무리가 없다. 중간중간에 터지는 폭소는 삶의 체증과 스트레스를 모두 쓸어가준다.. 절대 후회하지 않을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