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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시스터즈 키퍼 - 쌍둥이별
조디 피콜트 지음, 곽영미 옮김 / 이레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상처입은 자들은 말이 없다.
너무 충격이 커서 그것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모른다.
하지만 마음만 다치는 상처가 아닌 몸으로 느끼는 상처라면, 말하고 싶어진다


 

  나에게도 여동생이 있다. 두살 터울인 우리 사이는 그리 너그러운 관계는 되

지 못했다. 특별한 사건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린 너무 많은것이 달랐기

때문이다. 성격도 외모도 가치관도 사고방식도 생활습관마져도 상당히 다르다

. 어릴때부터 한지붕에서 자란 자매가 그렇게 다르게 자라기도 쉽지 않은

것 같은데, 우린 서로 자기만의 방식대로 자라왔다. 언니인 나는 그렇게 모든

것을 너그럽게 이해하는 언니로써의 역할을 충실하게 하지못하고 동생에게 훈

계를 하기 바빴고, 동생은 그런 나를 못마땅하게 여긴듯 했다. 하지만 가족이

란.. 자매란.. 그 상반된 캐릭터를 훨씬 뛰어넘을만큼의 무한한 마력이 존재

했다. 우린 다투다가도 한시간 후면 또 아무렇지도 않게 희희닥거리곤 하기

때문이다. 그런 나의 상황이 있어서 인지 이 책의 안나와 케이트의 관계가 예

사롭지 않게 느껴졌다. 언니를 위한 희생을 강요당하면서 태어난 안나에게 너

무 가혹한 가족애이다.

 

   백혈병에 걸린 케이트와 그 언니와 완벽하게 동일한 유전자를 가진 채로 태

어난 동생 체외 수정의 안나. 무조건적인 케이트에 대한 사랑만을 표시하는

엄마  사라, 그리고 그런 안나를 안타까이 여기는 아빠 브라이언. 그리고 그

런 가정 분위기에 저항하는 오빠 제시. 이것이 쌍둥이별의 가족들이다. 이들

에겐 말하지 못할 피멍든 가족사랑이 담겨져 있다. 빨간색은 사랑의 색이라

말했던가. 그 색이 지나치게 되면 푸르른 피멍으로 변해버리고 만 것일까..

언니가 아플때마다 함께 입원해야 하는 안나의 심정을 느끼자마자 온몸에 소

름이 돋았다. 존재의 이유가 너무 명확하면 바로 이런 기분이 드는 것일까?

차라리 존재의 이유를 알지 않는 편이 좋은지도 모른다는 서러운 생각마져 든

다. 그래서 안나는 언니의 목숨과도 바꿀만한, 부모님과의 결별선언과 같은

결정을 내린다. 자신을 이렇게 만든 부모님을 고소하는 것!

 

   이야기는 시종일관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빠른 템포로 전개되어 진다. 이 두

꺼운 책이 첫장부터 빠른 속도로 읽혀진다는 것은 그만큼 이야기의 흡입력이

강력하다는 것이다. 머리쓰는 추리소설이 아니면서도 독특한 소재로 물흐르듯

흘리는 내용 전개는 탁월한 듯 보인다. 그래서 부담이 없다. 최근엔 이처럼 각각의

캐릭터들의 시각을 두루 보여주는 전개가 무척이나 맘에 든다. 스토리의 감정을

고루 느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소설들을 보면 판타지의 붐이 생긴 이후에 정말 있을 수 없는 이야기들

이 많아보인다. 마법을 사용하는 정도가 아닌, 시간을 초월하거나 죽었다 다

시 살아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소설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으면서도 따져보면 미래엔 분명 있을 수 있는 아주 가까운 시대의 현실적인

이야기이다. '가족'이란 관계에 대해서 재조명할 기회를 제공해 줌과 동시에

파격적이고 슬픈 내용으로 잊고 싶어지는 마음이 커지는 책이다. 아름다우면

서도 슬프고 괴롭다. 어쩐지 모든 현대인들에게 말하는 메세지가 강력한 책이

라고 생각한다. 가족 그리고 희생, 생명체에 관한 소중함 등 다각적인 면에서

이 책은 단호하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두께.. 무시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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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더기 앤 새로고침 (책콩 청소년)
로버트 스윈델스 지음,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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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을 만난 후에 오랜 시간을 되돌려, 그때 그 아픈 시절을 떠올렸다.
 
   초등학교 4학년 시절.. 참 멀고도 먼 과거인 듯 하다. 아직은 너무 어린것 같은 마음에, 쉽게 토라지고 쉽게 배신하며 사람과 사람의 관계란 것에 대해 깊이가 없던 시절.. 난 참으로 많이도 울었다.
특별히 누더기 앤처럼 누더기 옷을 입지도 않았다.
특별히 누더기 앤처럼 아버지가 엄격하여서 아무도 집에 대리고 오지 못한것도 아니다.
그런데 친구들 한 두명이 나를 멀리하고 있었다.
어리둥절하고 이상한 마음을 담아둔채. 난 왜 그렇게 침대위에서 펑펑 울기만 했을까..
    엄마가 말씀하셨다. " 친구에게 너무 잘해주지 마... 그럼 너만 상처 받는단다."
친구들 또한 너무 어린 나이여서 인지, 이유가 너무 간단했다. "같이 다닐때, 노래를 부른다." 였던것.. 노래부르고 그림그리기를 좋아했던 나이여서 인지, 아무때나 흥얼거리곤 했었다. 그런 나를 못마땅하게 여긴것 뿐이다. 지금 누군가가 뭐라 한다면, 한대 때려줬을지도 모른다. 아니, 내가 하지 않겠지.. 이젠 사회가 뭔지를 알아버린 나이가 되어버렸으니까. 마음이 그렇다 보니  마사의 이야기를 들여다 보기로 한 준비자세는 꽤 잘 다듬어 진듯 하다.
 
   그래도 누더기 마사에겐 새로온 전학생 스콧이 있었다. 둘은 서로를 오가면서 짧게 자신의 생각들을 말해주고 있다. 스콧의 마음속을 들여다 보면 볼 수록, 마사의 비밀스런 말들과 절대 집에 오지 못하게 한다는 집안 분위기를 무척이나 궁금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명한 친구 스콧은 그녀를 변화시켜주고 싶어 했다. 그래서 한 걸음 한 걸음을 그녀에게 다가간다.
 
  "혐오"
 
   맨 처음 마사가 한 말이 이 소설의 궁금증의 핵심을 불러온다. 단어 선택이 이렇게도 거칠고 섬뜩할 수가 없다. 왜 하필 이 단어를 택했던 것일까... 난 그것이 가장 궁금했다. 엄격하고 거칠고 비이상적인 부모님 밑에서 억눌림을 당하는 아이들.. 그것이 얼마나 사람을 고통받게 하는 것인지 이 소설은 적나라게 보여준다. 청소년 기준에서 바라본 것이라 너무 커버린 어른들에겐 덜 무서워 보일진 모르지만, 돌아간 나의 과거를 생각해보면.. 그래도 다행이다 싶다. 내겐 나를 적극 지지해 주는 부모님뿐이였으니까. 마사가 가엽다. 그리고 혐오도 가엽다.
 
   "나는 식탁에 앉기 전에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 바로 '혐오'의 밥을 챙겨주는일, 내가 맡은 집안일 가운데 가장 싫어하는 일이다."
-p. 9
 
 
   이 책은 '사라지는 아이들'로 카네기 상을 받은 로버트 스윈델스의 청소년 소설이다. 청소년의 작가 만큼이나 그들의 시각으로 말하는 솜씨가 뛰어나다. 너무 어렵지 않은 말투와 문체를 읽는 이의 책장을 부드럽게 넘겨주고 있다. 읽으면서 요즘 뉴스에 자주 졉하는 청소년 문제들이 하나씩  떠 올랐다. 집단따돌림과 성폭행, 폭력 등이 난무하고 어른 공경이나 예의범절을 점차 잃어가는 상황.. 어쩌면 우리 모두의 탓이 아닌지 모르겠다. 탓하지 말자. 아이들을.. 우리가 만든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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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타비안 낫싱, 검은 반역자 1 - 천연두파티
M. T. 앤더슨 지음, 이한중 옮김 / 양철북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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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흑의 세상....

 

그 흑의 세상은 차갑고도 냉정했다.

  검은 빛이 물들은 생명체는 그 빛깔마져 짓밟히는 오랜 기억속의 세상에 관한 이야기가 이 책 속에 담겨있었다. 옥타비안.. 한때는 왕자였다. 그는 09-01이나 13-04 라는 존재가 자신의 밑을 닦아줄만한 사람들이 가득한 호화스러운 삶을 살고 있었다. 하지만 어린아이가 느끼는 그 모호하고 비정상적인 생활은 실험의 연속이였고, 잔인한 독약같은 삶이였으리라. 어째서 그만 옥타비안이였을까.

 

  그래서인지 그가 어머나와 발가벗겨져서 매질을 당하는 장면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그는 왜 자신이 이렇게 대우를 받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눈뜨지 못한 삶이 너무도 컸다.노예생활을 알지 못하는 나이지만, 사람이 사람을 부린다는 것 자체가 너무도 극이기주의적인 사고가 아니겠는가.

 

   문득 생각난 영화가  흑인 노예생활을 다루는 영화인 '아미스타드'같은 영화가 떠오른 것이 아니라 짐 케리 주연의 '트루먼쇼'가 떠올랐다.  자신의 성장과정과 하는 행동들이 모두 매체에 의해 실험대상으로 길들여진다는 것. 너무도 닮은꼴의 모습이라서 심히, 소름끼쳤다. 흑인과 같은 종족이(책을 빌어서 말할 뿐이다.) 백인들과 같은 고등 교육을 통하여 지적 능력을 발달 시킬 수 있는지를 탐색하는 과정이 너무도 놀라워서 입을 다물 수 가 없었다. 샤프씨. 어쩜 이름만큼이나 날카롭게 말할 수 있는 걸까. 작가의 문체또한 날렵하리 만치 냉정한 말투가 다분하다. 감정이 표현되면 독자들에게 마냥 '불쌍하고 슬픈'이야기로만 남을 것 같은 생각에서 였을까...그저 진지하게 바라봐주기를 바랬는지도 모른다.

 

     "나를 위해 눈물 흘리지 말기 바란다. 나 역시 날 위해 눈물 흘리지 않으니,"

                                                                                - p.80

 

선율의 바이올린.

그 가혹하고 아름다운 매체는 옥타비안에겐 고문도구와 동일시 되는 독특한 무기이다. 작가의 바이올린 선택은 너무도 탁월해 보여서 그만의 상상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음악에 대한 생각이 나타난 문구가 난 매우 인상깊어서 끄적. 적어놓아 보았다. 안타까운 울림.. 이 검은빛 소년에겐 음악이 자신을 지켜낼 나라였던 것일까.

 

    "음악은 그 자체가 나름의 주권을 가진 하나의 나라다. 이 나라는 누구나 피난처로 삼을 수 있으며, 누구나 일단 정착을 하면 자기 조국이라 주장할 수 있는 나라다."

                                                                                 - P.178

 

  경제적인 문제와 인종갈등으로 인해 전쟁이 발발하면서 사건은 극적으로 다른 방향으로 흐른다. 그는 운명에 맞서고 싶어하면서도 무기력해지는 자신을 안타까워 한다. 천연두 파티와 같은 원하지 않았던 삶이 물흐르듯 섞여버리는 뒤죽박죽의 탈출과 붙잡힘이 가혹하기만 하다. 실제 있던 역사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터라 자연스러운 설정과 전개들은 읽는 독자에겐 공감대를 만들기 부족함은 없어 보였다.

 

  흑인에 대한 시각은 18세기와는 다른  지금은 무척 놀라운 변화를 꽤하고 있다. 바로 미국의 새 대동령인 '오바마' 때문이다. 신드롬과 일대 혁명으로 일컬어질만큼 엄청나게 놀라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정말로.. 흑인 또는 황인은 고등교육을 받아서 백인보다도 훨씬 뛰어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간'이란 똑같은 생명체인 것이다. 그 안에서 위와 아래가 어디 있겠는가... 가치없는 싸움일 뿐이란 생각이 든다.  아직도 존재하는 인종차별에 대한 나름의 눈을 갖기를 바라는 작가의 의도가 조금은 보였다. 아직 끝나지 않은 옥타비안의 삶에 '평등이란 망원경'을 들고 지켜보기로 했다. 2권에서 만나길..

 

   " 자유라는 단어를 생각해보면 죽을 자유 말고는 떠올릴 수 있는게 없었다."

                                                                                   -P.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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