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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 달콤한 죽음이여 - 제15회 독일 추리문학 대상 수상작!
볼프 하스 지음, 안성철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불과 1년 전쯤에는 추리소설은 무서운 장르라고 생각하고 손에 잡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추리소설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왠만한 추리 소설은 이제 거뜬히 읽을 수 있다는 기쁨! 우리나라와 일본, 미국, 프랑스 등을 거쳐 이번에 읽게 된 문학은 독일의 영역이다. 다소 낯선 문학 세계임에도 읽어보고 싶다는 욕구를 낼 수 있던 것은 순전히 제목과 표지이다. 사고 싶게 만들만한 책의 표지, 이 안에는 어떤 '달콤한 죽음'이 있는 것일까.
<오라, 달콤한 죽음이여>의 주인공 브랜너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살고 있는 십자 구급대의 구급대원이다. 그는 이전에 형사도 했었고 사립탐정의 경험도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일에 회의감이 들었던 무렵 안정적인 보수가 보장되는 구급대원에 매력을 느껴서 바꾸게 된다. 마치 머피의 법칙과 같이 뭐도 안되는 재수없는 일이 벌어지는 하루가 이 이야기의 시작이다. 그는 용의자와 피해자가 모두 자신과 함께 일했던 구급대원인 살인 사건을 접하게 된다. 흑인 빔보의 죽음... 용의자로 몰리는 란츠 아저씨, 아무래도 범상치않아 보이는 이 사건에 대해 궁금해하기 시작하는 브랜너는 전직 특유의 추리력을 동원하여 나름대로 사건을 찾아보면서 정치적인 것과 연관이 있음음을 조심스럽게 알게 된다. 십자구급대와 구조연맹간의 문제 제기를 비롯하여 복잡한 구성에서 '구조대원'이라는 특수한 직업간의 긴장감은 상당히 소재적으로 재미있다. 그렇게 두터운 책이 아님에도 구조대원들의 구조하는 과정등이 상세하게 묘사되어서 읽는 재미을 더한다. 또한 '살인사건'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가지고 좀 더 큰 단체와 개인의 관계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가볍게 풀어보려고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하지만 그랬기 때문에서인지 살짝 혼란스러움이 생긴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책이 그렇게 두껍지 않기 때문에 그안에서 뭔가 엄청난 일을 벌리기엔 다소 무리수가 있다.
그래도 확실히 추리소설에서 '구급대원'이라는 캐릭터는 상당히 신선하다. 특히 개인적으로 상세한 묘사와 감정 표현이 잘 마무리 된 소설을 좋아하는 데 이 소설도 단순 서사형식의 표현 이상을 만들어주었다. 상세하게 상황을 묘사하는 것도 매우 뛰어난 능력이다.
아마도 그런 면에서 오스트리아가 가장 사랑한 국민작가이자, 독일 추리소설 대상 수상작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내가 공부한 바에 의하면 좋은 작품이란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6가지 희극을 이루는 요소 중에서 단 하나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모든 요소가 중심이 될 수 있을 만큼은 되어야 좋은 작품이라고 한다. 뭐 어디까지 내가 알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서사적인 면에서 반전이나 다른 스토리라인을 기대했던 내게는 다소 복잡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