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브라이슨 발칙한 미국 횡단기 - 세상에서 가장 황당한 미국 소도시 여행
빌 브라이슨 지음, 권상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0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드디어 빌 브라이슨의 책을 만났다. 얼마나 오랫동안 들었던 이름이었을까. 이분은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여행 작가'란 별명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있는 돈 없는 돈 탈탈 털어서 이래저래 여행을 다니는 나로서도 여행책을 만나게 된다는 것은 단맛나는 사탕같이 달콤하다. 혼자 앗싸라고 외치면서 책을 펼쳤다. 사실은 여태껏 '미국'을 다녀 온 적이 없기 때문에 더 그랬는 지도 모르겠다. 미국 횡단이 얼마나 발칙하길래!  한번 들어가보자꾸나.

 

이 책을 볼때 가장 유념해야 할 점이 있다면 1989년에 출간된 책이라는 사실이다. 여행책이라는 것이, 언제나 현재의 모습 그대로를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세상의 변화는 너무 빨라서 좀처럼 휘잡을 수 가 없을 지경이다. 그런 생각을 가만하고 본다면 20년 전의 미국을 상상하면서 읽어봐야 할 것이다. 그래서 여행 가이드 북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그리고 오래전의 모습을 알지 못하는 어린 독자들이라면 더더욱 힘들 수도 있다. 그래서 이 점을 분명히 알고 가자.

 

저자는 미국을 동부와 서부로 나누어서 줄줄이 설명하고 있다. 어디가 어디인지 여기에서는 무엇을 보면 좋은지라는 식상한 여행 책자와는 달리 이 책은 리얼리티하면서 버라이어티하고 상당히 세심하고 꼼꼼하다. 한 편의 소설을 읽는 기분이랄까. 그런 느낌이 확 든다. 즉 이 책에서 특별히 '여행'의 무언가를 얻으려고 하지 않는 편이 좋다는 말이다. 미국을 배경으로 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랄까. 일단 미국을 가보지 않았기 때문에 읽는 모든 것들을 내것으로 만들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진이 있다면 더 이해가 빨리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이는 너무 기대가 컸던 탓일까. 아니면 정말 미국의 나라 자체를 모르기때문일까. 내가 아는 것은 오로지 뉴욕과 LA라는 지역 뿐이었나보다.

 

그렇다고 이 책이 주는 묘미를 놓치려고 한다면 아쉬움이 남을 것이다. 절대 변하지 않는 미국의 여러 소도시들의 특징들을 알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한 번 살면 떠나기 힘들다는 디모인, 무미건조하고 밋밋한 것 같은 미시시피 강과 분위기가 비슷한 미주리와 일노이와 아이오와, 미시시피 대학교의 본고장 옥스포드, 근사한 분위기가 나는 웜스프링스 등등이 있었다. 저자가 묘사한 분위기를 상상해보면 오래전부터 헐리우드 영화에서 보아왔던 그런 소도시를 연상할 수 있었다. 가보지 않았지만 알 수 있고, 소도시는 몇년이 지나도 크게 변하지 않는 다는 사실을 생각해볼 때 왠지 아직도 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을 것만 같았다. 그래서 이 책도 이제서야 우리에게 선사하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

 

아무튼 이 책은 여행서적의 고전이다, 생각하고 읽다보면 재미있고, 최신 여행 가이드다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책인 것이다. 그러니 미국에 가려고 한다면 들고 가지말고 읽고 가는 편이 좋을 지도. 원래 그 나라를 잘 알려면 소도시나 시골을 돌아다녀봐야 제맛이다. 꼭, 나도 미국에 가볼련다, 언젠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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