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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들 : 전쟁편
류펑 지음, 김문주 옮김 / 시그마북스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개인적으로 전쟁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마도 실제 입으로는 ‘나는 전쟁이 좋아요!’라고 말하는 사람은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다. 그도 그럴수밖에 없다. 전쟁은 인간의 욕망으로 생긴 폭력과 만행의 뒤범벅인 힘의 싸움일 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전에 전쟁과 관련된 책에서 본 적이 있다. 전쟁은 필수적이며 해야만 한다고.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잘 알고 있지 않으면 잘 이해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쟁을 제대로 파악해 볼 수 있는 책 <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들>의 ‘전쟁편’을 읽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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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부터 상당히 흥미로운 주제로 시작한다. 그것은 전쟁이 발생되는 원인에 관한 것이다.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부(富)에 대한 유혹으로 생기는 전쟁이나 전략 요충지를 얻기 위한 전쟁, 위기 국면을 타파하기 위한 전쟁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흥미로운 것은 ‘미인을 쟁취하기 위한 전쟁’이었다. 미인과 전쟁은 무척 밀접한 관계를지니고 있다 한다. 장장 10여 년 동안이나 지속된 트로이 전쟁이 미녀 헬레네 때문이었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쓸쓸한 전쟁도 등장했다. 그것은 다름아닌 이데올로기를 위한 전쟁,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고, 겪었던 한국전쟁이다. 저자는 역사상 가장 참혹했던 전쟁에 속한다고 했다. 전 세계 18개국이 휘말렸고, 한 나라가 둘로 쪼개진 데다가 오늘날까지 지속되어 동북아 전체를 뒤흔들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어쩐지 가슴이 꽉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이 책은 세계 전쟁사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정리하는데 상당히 유용하다. 앞에서 설명한대로 전쟁의 분류에 대해서 나누면서 별의 별 전쟁을 다 소개하지만, 권력과 전쟁에 뒤얽힌 음모론에 대해서도 아낌없이 정보를 준다. 알렉산더의 왕위 계승에 관한 이야기라던지, 세상을 지배했던 나폴레옹의 마지막 전투와 산산이 부서진 야망의 야이기가 그렇다. 생각한 것 이상으로 상당히 흥미로운 사건이 많다. 그리고 이렇게 유명한 전쟁이나 영웅의 이야기가 아닌 저자의 특성 때문인지 중국의 전쟁 역사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전쟁의 역사는 곧 세계 전체의 총체적인 역사나 다름 없다. 역사가 곧 전쟁이고 전쟁이 곧 역사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영국과 프랑스의 백년 전쟁이나 인도와 파키스탄의 카슈미르 전쟁과 같은 세계적인 역사에 대해서도 알아 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 책은 그에 훌륭한 지침서 역할을 해주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역시 역사를 다루기 때문에 사진이 컬러였으면 하는 바람이 조금 있다. 그렇게 된다면 책 값은 물론 턱없이 비싸지겠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그리고 세계적으로도 상당히 중요한 우리의 한국 전쟁, 6.25전쟁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도 어딘가에서는 전쟁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꼭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