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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을 거닐다 - 알면 알수록 좋아지는 도시 런던, 느리게 즐기기
손주연 지음 / 리스컴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런던의 옛 추억에 취하다.
얼마전에 여행을 다녀왔음에도 아직도 여행에 취해 있는 것은 해도 끝이 없는 방황의 매력 때문일까. 언제나 어딘가로 옮겨가는 것을 내 영혼이 환영하기 때문일까. 책에서 그런 말이 나왔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네이트온 대화명으로 집어넣는다. 터키와 이집트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후에서에 4년전의 첫 배낭 여행, 유럽이 내게 <런던을 거닐다>와 함께 되돌아왔다.
이 책은 낙천적 기질을 타고나서 글쓰기는 일을 하다가 런던으로 유학을 떠나버린 작가의 런던 추억기이다. 구석 구석 2년간을 탐험하면서 보고 느끼고 깨달았던 것이 아름다운 런던의 빛깔과 함께 녹아들어있다. 그래서 사진도 따뜻하고 글도 진솔하다. 나도 런던을 다녀온 경험이 있지만 4일이라는 짧은 시간이었고 영국 친구와 함께 보낸 터라 좀 특별한 시간을 보냈었다. 분명 이 저자의 '로미오'와는 엄연히 다른 여자 친구이지만.
'로미오'라는 애인과 함께 런던을 취향별로 풀어놓았다. 세계 최초의 100년된 런던 지하철이나 영국 차 문화와 같은 오랜 전통을 지닌 영국 문화부터 절대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대영 박물관과 내셔널 갤러리와 같은 예술 탐험, 영국의 고풍스러운 서점을 만끽할 수 있는 워터스톤스나 해리포터의 킹스 크로스 역, 세익스피어, 셜록 홈즈 박물관, 런던에서 휴식을 취하기에 가장 좋은 하이드 파크나 템스강과 타워브리지 등등이 있었다.
내 기억을 더듬어 보니 나도 런던에 가면 꼭 보라고 하는 또 다른 일상, 뮤지컬과 만났었다. 그때 <오페라의 유렁>을 보았는데 이번에 우리나라에서도 공연을 한다고 했다. 그건 어쩌면 여기서 명명한 런더너의 대표가 아닐런지. 그리고 런던이 친숙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영화 속에서 너무나 많이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아까말한 해리포터도 그렇지만 저자는 '노팅힐'과 '매치 포인트' , '다빈치 코드' , '러브 엑추얼리' 등 대표 영화들을 거리를 따가갔다. 그래서 그 곳곳을 둘러 보지 못한 아쉬움이 절로 남았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된 런던 속의 한인타운' 뉴몰든(New Malden)'은 상당히 이색적이다. 한국어로 된 한국 음식점과 슈퍼가 즐비하다. 하긴 지금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도 꽤나 런던에서 어학연수를 마치고 온사람들이 즐비하다. 그런걸로 생각하면 우리는 이제 많은 이들이 런던을 방문하고 있다 생각한다.
자꾸 이 책을 볼때마다 두근 두근 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아직 많은 나라와 도시를 둘러본 것은 아니지만 고대와 현대 시대가 가장 잘 조화된 도시가 런던이라고 생각했었다. 이 책을 보면서 더욱 명확해졌다. 곳곳의 빛깔들은 곱디 고와서 옛것의 절대 버려서는 안되는 교훈을 주는 것 같고, 테이트 모던 미술관처럼 선진적인 문화도 이색적이고 세련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런던'을 조만간 떠나는 이들과 '런던'을 그리워하는 이들에게 멋진 책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