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을 쏴라? 강렬한 제목이 사로잡는 이 소설은 타이틀이 더 대단하다. '세계 문학상 수상' 이라는 문구가 '아내가 결혼했다' 를 떠올리게 만든다. 최근에 우리 소설을 많이 읽어보지 못했던 지라 호기심이 발동하여서 책을 펼쳐들었더니, 소재가 독특하다. 정신병원에 감금된 이들의 이야기. 어떻게 이런 소재를 발굴했을까 하는 마음에 저자의 글을 보니 저자는 간호사와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으로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지인을 통해 실제로 정신병원에서 생활하면서 이 소설을 지었다는 것. 그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내 심장을 쏴라>는 정신병원에 갇힌 수명과 승민, 두 남자의 우정과 탈출에 관한 이야기다. 책을 읽다보면 정신 병원이다기 보다는 감옥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 <쇼생크의 탈출>을 떠올리기도 하고, 정신병원 이야기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새>가 생각나기도 했다. 이들의 생생한 생활은 작가 특유의 유머스럽고 감각적인 문체와 더불어 사실적으로 표현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읽는 내내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다.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들의 활약도 눈에 띈다. 작가는 캐릭터들에게 완전한 생명력을 불어넣고 이들의 인간적인 면을 하나씩 부각시킨다. 내가 주인공이었으면 어땠을까. 자기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들 때문에 그는 여러가지 사건에 휘말린다. 처음에 정신병원에 들어가게 된 것도 다 그런이유에서 였다. 문제가 분명 있긴 하지만, 그래도 그에겐 세상과 소통하는 법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런 어두운 배경을 작가는 참 유쾌하고 역동적이게 담아내었다. 승민과 수명은 분명 극과 극으로 다른 세계 속에서 살고 있지만 조금씩 스스로에게 문을 열여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세상에서의 일탈, 그리고 꿈을 향해 떠나는 자유. 책을 읽으면서 느낀 건 구속과 자유에 대한 뚜렷한 차이였다. 한 번 사는 인생. 멋드러지게 살아보고 싶은 마음. 나도 지금 그 갈림길에 서있겠구나 했다. 오랜만에 만난 재미있는 국내 소설이라 다음 작품도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