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노무현 - 대한민국의 가시고기 아버지
장혜민 지음 / 미르북스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바보 노무현의 인생의 가치를 말하다

 

또 울어버렸다. 5월 노무현 전 대통령님이 봉화마을 부엉이 바위 아래에서 생을 마감하신 후 근 일주일간 하염없이 울었건만, 또 뚝 뚝 눈물이 났다.

내가 읽은 책 <바보 노무현> 때문이다. 대통령님의 서거 후 그와 관련된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읽고 싶은 것은 많았지만 나도 '바보'라는 말을 워낙에 좋아하는 터라 이 책에 눈에 들어왔다. 어쩐지 내 손에 있은 후에 막내 동생도 이 책을 선생님이 추천해 주셨다면서 읽어봐야 겠다 말하더라.

 

책 자체는 간단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일생을 담은 전기책과 같은 것이다. 그가 했던 일, 그의 생각, 그가 남긴 말 등을 통해서 저자가 그의 흔적을 찾아서 쓴 것이다.  흔적, 책을 두섬 두섬 읽다보면 여기 저기서 그가 남긴 생의 흔적들을 발견하게 된다. 나는 그가 청문회 시절의 이야기를 잘 모른다. 나는 그의 부산 국회의원 시절도 잘 모른다.  정치를 모르고 TV를 자주 볼 수 없었던 청소년이었다. 그런 그를 기억한 것은 대학생이 된 이후 대통령 후보로 나왔을 때이다. 그때 내게는 생의 첫 대통령 선거권이 주어졌었다. 내 손으로 대통령을 뽑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설레이고, 시민의 한 사람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뿌듯했던지. 그때의 기억을 이 책으로 다시 떠올려 나갔다. 내가 그를 선택한 이유도 그가 우리 서민들을 조금이나마 이해해 줄 수 있는 '인간적인 정치인' 같았기 때문이다. 나이를 떠나서 난 언제나 '인간적인 풍미' 가 느껴지는 사람을 좋아한다. 그에게 남겨진 주름을 보면 그가 얼마나 많이 웃었는지 그리고 얼마만큼 온화했는지 가슴으로 느껴진다. 나도 나이가 들면 그런 주름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

 

확실히.. 이 책은 노무현 대통령님을 기억하고, 사랑하고, 이해하려고 한다. 그가 대통령 시절에 어떤 실패를 했는지 여부는 큰 맥으로 두려 하지 않는다. 그의 잘잘못을 따지자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한다. 전면적으로 그의 '바보'됨을 말하고 싶어 한다. 링컨을 존경하여 그를 닮기를 원했던 겸손함, 부인 권양숙 여사를 선택했던 순수함, 믿음과 소신을 끝까지 지키려 했던 우직함, 권력을 버리고 국민과 동등한 관계가 되고 싶었던 평등함 등의 완전한 '바보' 되기 인생을 보여준다. 그래서 그 '바보'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읽어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정치적 인생을 따라가고자 하는 사람은 실망할 수도 있다. 이 책에는 그가 꿈꾸어 왔던 소신의 가치가 증명되는 이야기들이 담겨있으니까.

 

'모든 것이 제 자리에 있는 풍경'이란 말이 너무 가슴에 와 닿았다. 그것은 '상식'이라는 말로 풀이될 수 있겠지만 세상은 '상식'이 통하는 세계가 되기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안다. 그리고 절대 공평한 세상이 될 수도 없음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는 마냥 순응하면서 살 수 없는 것 아닌가. 우리도 그가 아주 작게나마 노력했던 것만큼, 목소리를 높이고 솔선수범하면서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는 풍경을 만드는데 참여해야 하지 않을까.  무조건 가만히 있는 '바보'가 되지 말고 미소가 통할 수 있는 '바보'가 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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