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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의 예술 - 예술은 영혼의 언어이다 ㅣ 헤르만 헤세 : 사랑, 예술 그리고 인생
헤르만 헤세 지음, 폴커 미켈스 엮음, 이재원 옮김 / 그책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예술에 대한 감정의 폭로
어릴 적부터 유달리 예술 분야에 이끌렸던 나는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그림이면 그림 건드려보지 않았던 것이 없다. 물론 제대로 배운 적도 없고, 잘하는 건 더더욱 아니지만 왠지 나는 예술을 해야 할 것 같은 충동을 느꼈었다. 허나, 그것은 어디까지 관심과 궁금증에서 비롯된 작은 나뭇가지에 지나지 않았던지 모르겠다. 그중 하나를 선택해서 그 하나에 목맨다는 것 자체가 숙제였다. 특별히 어느 하나만 좋은 것이 아니라 그냥 예술과 함께하는 것 자체가 즐거웠던 것뿐이었다. 시를 짓는 것도, 노래를 부르는 것도, 그림을 그리는 것도 나의 배경이었고, 나의 친구였고, 나의 즐거움이었다. 난 거기서 멈추었던 것이다.
앞으로 나아갈 용기가 나지 않았던 뜨끔한 옛 추억을 떠올리면서 <데미안>, <수레바퀴아래서> 의 헤르만 헤세의 <헤세의 예술>이라는 책을 손에 쥐었다. 그는 이미 <유리알 유희>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작가로 <헤세의 인생>, <헤세의 사랑>, <헤세의 예술> 등의 궁극적인 작품을 펴냈다. 작가들이라면 누구나 고민하는 대표적 아이템인 '인생, 사랑, 예술'에 대해 자신이 생각했던 것들을 정리했다고 보면 쉽다. 그래서 이 책에는 그가 남긴 주옥같은 작품들 속에서나 또는 자신이 누군가에게 쓴 편지 안에 담긴 헤세의 예술론에 대해 나온다. 예술은 영혼의 언어라고 표현하면서 아들에게 보낸 편지에서는 자신을 순수 영역에 속하는 사람이라고 칭했다. 예술이 그만큼 순수하고 신적인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책에 수록된 주옥같은 표현들은 그냥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 값진 문장들이다. 분명 한 단계 이상의 정리를 거쳐야만 받아들일 수 있는 사상들이 숨겨져 있는 것 같았다. 미와 예술만큼 우리를 밝고 쾌활하게 만드는 것은 없으며, 덧없음의 극복이라고 말했다. 각각의 작품들을 읽어보진 못했지만 이렇게 저자의 예술론들만 묶어놓았더니 어느 정도는 개념은 잡혀간다. 분명 그는 예술가로써 예술 자체를 칭송하고 있는 것이라 여겼다. 그 예술적 분위기는 필시 모든 현실적인 것이 상징이 되는 것을 말하며 헤세에게는 그 상징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여기나오는 서술만큼 예술을 말하고 표현할 수 있을까. 아마도 그가 비평에서 말한 것처럼 '질서가 아무리 아름답고 고귀하다고 해도 문학에 완전히 사로잡히기 위해서는 질서 옆에 밤과 혼돈을 느낄 수 있어야만 예술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을 통해서 더 깊이 있는 생각과 표현을 배울 수 있었다. 덕분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독서를 하면 할수록 더 세심한 감정과 풍부한 언어적 표현으로 가득 채웠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독서 자체 안에서 화해되도록 하는 그 순수한 예술을 내 머리로, 마음으로, 손으로 잔뜩 기억하고 싶다. 그래서 이 책은 철학적이면서 예술적이고 심리학적인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