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나이 50 - 쉰 살을 기쁨으로 맞이하는 50가지 방법
마르깃 쇤베르거 지음, 윤미원 옮김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젊어지고 싶은 것이 아니다, 아름답게 늙고 싶은 것이다.

 

엄마를 위해 선택한 책이었다. 엄마는 비록 50세를 갓 넘기셨지만, 이 책을 받게 되면 특별히 더 좋아하실 거라 생각해서였다. 엄마는 책을 늘 가까이 하지만, 어려운 책은 힘들어 하시기 때문에 이런 수필이나 자기 계발서를 참 좋아하신다. 그런 책을 읽다가 발견한 인생을 사는데 도움이 되는 좋은 글귀나 감동적인 말들을 정자체로 A4 용지에 적어 벽에 붙여놓기도 하신다. 그래서 난 그 글귀들을 보면서 자랐다. 그래서 엄마의 50이 이 책의 50과 어떻게 닮아 있을까 궁금했다.

 

일단은 저자가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의 관점에 썼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듯싶다. 엄연히 외국과 우리나라는 현재의 50세가 지나온 삶에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어머니의 세대는 6.25 전쟁이 막 끝나기 직전이지 않았는가. 엄청 빠른 시기에 누린 발전이니 만큼 읽기 전에 이점을 명심하면서 읽어보았다.

 

엄마를 위해 읽었지만, 읽으면서 내가 공감하게 되는 글들이 상당히 눈에 띈다.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것은 나의 모습이 내가 먹은 음식의 결과라는 것. 소름 돋는 일이다. 지금의 나는 야식과 페스트푸트에 길들여져서 몸에 상처를 주고 있을 텐데, 그것이 쌓이고 쌓여 나이가 지긋해질 때 병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끔찍한가. 그래서 조금이나마 식재료에 신경을 써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그리고 평생 교육이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평생 교육이라는 단어는 항상 유행하고 있는 말이지만, 실제로 우리는 얼마나 그런 마음가짐으로 삶을 안전하게 지키고 있는가? 일에 쫓겨, 스트레스에 쫓겨 하루하루를 포기하면서 살고 있던 것은 아닐는지. 그런 생각을 하니 최근에 사그라졌던 삶에 대한 열정도 느껴졌다. 새로운 자극, 늘 내가 좋아하는 가치관이기도 하다. 그렇게 지내다보면 이 나이가 되었을 때 풍요로워진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그런 생각을 했다. 엄마는 엄마가 후회했던 부분을 자주 말씀하시곤 했다. 후회는 하면 할수록 길어지고, 깊어지는 바다와 같은 것이다. 깊은 바다까지 들어갈 필요는 없다. 우리는 수면위에서 하늘을 보면서 행복해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바다는 가끔 자신의 내면을 비추어보는 용도로만 사용하면 그만이다. 그런 생각이 이 책에도 담겨 있어 뿌듯했다. 더러는 나이 드신 어머님들 중에서 주름이 유달리 사납게 생기신 분이 있는가 하면, 자연스럽고 곱게 생기신 분들도 계시다. 나이가 들면 그런 자신의 주름마저도 사랑하라고 이 책은 전한다. 쉰 살의 나이를 오래된 책과 비교하는 부분은 참 공감이 갔다. 삶에 매 순간 순간마다 그 나름대로의 ‘특별한 의미’를 찾아가는 것, 잊지 않고 앞으로의 나의 중년을 맞이할 때 써먹어야겠다.

 

처음에 이 책을 읽었을 때는 그냥 그저 그런 책이 아닐는지 하고 생각했다. 사실 초반 내용들은 다소 지루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점점 내용에 깊이가 더해지면서 부담스럽지 않은 글들로 이루어 진 것이 중년을 맞이하는 우리 모든 여성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서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좀 더 산 사람인 인생 선배로써 삶에 대해 말할 때 뭐 그렇게 어렵고 철학적인 말이 필요 있을까. 그저 이만큼만 생각하고 이만큼만 행복해 하면 돼. 라고 말해주는 책이다. 엄마도 좋아하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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