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자들 - 셰익스피어에서 월트 디즈니까지, 위대한 예술가 17인의 창조 전략
폴 존슨 지음, 이창신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세기의 창조자들, 그들의 삶이 곧 창조다.

 

 

시기적으로 볼 때, 지금이 예술적 취향을 가장 활발하게 펼칠 수 있는 때이다. 인터넷이라는 거대한 표현의 매개체가 존재하며, 웬만한 예술 행위에 대해서 예술적 잣대로 평가하는  구속이 이전 시대만큼 과하진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오랜 고전으로 세기를 뛰어넘어 많은 이들에게 찬사를 받은 예술 작품들을 만든 예술가들에게 환호와 극찬을 보낸다. 늘 우린 오래된 것을 찬양하고 지금은 따라갈 수 없을 만큼의 아름다움이 있다고 느낀다. 그럴 수밖에 없는 건, 지금의 창조된 예술은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예술가들에 의해 창조와 변형을 거듭하면서 발전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에 대해 배울 필요가 있다. 그것을 도와주는 책이 이 <창조자들>이다.

 

저자인 폴 존슨은 영국의 유명한 고문이자 역사가이다. 그의 책을 처음 접하지만 역사, 인문, 종교, 예술 분야를 넘나들면서 엄청난 학술저서를 펴낸 바가 있다. 그래서 그의 책이라 함에 더 솔깃하여 읽게 되었다. 496쪽이나 되는 엄청난 양의 양장본 안에서 만날 수 있다는 위대한 창조자 17인이 궁금해졌다. 예술과 창조는 나의 전 생애에 걸쳐 가장 관심 있어 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사실, 읽기 전에는 그들의 창조적 노하우가 담겨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조서부터 디즈니까지 내용을 훑다보니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창조적 행위를 펼쳐냈던 예술가들의 시대적 흔적이나 그들의 작품 소개 등에 중점 되었다. 셰익스피어와 같은 사람은 내가 알고 있던 셰익스피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는 언어의 마술사로써 그가 쓴 언어는 사전을 능가했다는 것이나 최근에 자주 접했던 ‘햄릿’에 관한 책에서 보았던 햄릿에 대한 분석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실망감으로 가득 채우기엔 너무나도 아깝다. 다소 상식이 부족한 나로서는 상식을 꼭꼭 가득 채울 수 있는 의미 있는 책읽기였다. 독특한 부분은 영국의 유명한 화가인 윌리엄 터너와 그와 거의 동시대에 살았던 일본의 풍경화가 가쓰시카 호쿠사이를 비교하거나, 20세기의 예술사의 가장 위대한 혁명이었던 파블로 피카소와 월트 디즈니를 비교한 부분이다. 이런 책 읽기는 인물사전으로 읽던 지루함을 금세 씻어주는 효과를 발휘한다. 저자는 이들 모두가 다 창조적인 인물임을 항상 강조하면서 그들의 인생사를 설명한다.

 

역시 나의 짧은 이해선에서 어쩔 수 없이 책을 술술 읽진 못하고 중요한 부분은 필기를 해가면서 읽기를 반복했다. 특별히 책에 소개된 예술가들이 창조자로써의 모습을 발휘한 부분이 있다면 그것을 특별히 적어 두었다. 예를 들면 건축가 퓨진이 결코 우유부단하지 않고, 결단력 있게 일을 시작했으며 사업가다운 기질을 발휘했다는 것과 건축에 필요한 모든 요소들을 제 손으로 전부 밑바닥부터 배웠다는 것이다.

 

책일 읽으면서 내린 결론은 창조적 전략은 특별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창조적 행동을 하게 되! 라는 엉터리 철학을 논할 필요가 없다. 이 책에 나온 17인 모두가 어릴 때부터의 자신의 삶 그 자체 속에서 보고 배우고 느낀 그대로를 예술로 표현했을 뿐이다. 결국, 우리 삶 자체, 우리 주변 자체에 귀를 기울이고 인정해준다면, 그것이 곧 예술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모두 창조자들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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