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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스토리다
서영아 지음, 민택기.홍기영 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느끼고 말하고 보는 놀이 미학, 감성을 찾아서
좋아하는 노래가 있다. 카니발의 '거위의 꿈‘이다. 그 노래에 담겨있는 울부짖는 꿈의 야성이 들리는 듯하고, 애절한 열망이 느껴지는 듯하다. 그 노래를 들으면 어딘가 내 몸속 깊은 곳에 숨어있던 ’꿈‘의 씨앗들이 자라나는 것 같았다. 단순한 노래에 지나지 않지만, 난 눈을 감고 또 다른 영상을 떠올린다. 몸의 구석구석이 말한다. 이것은 감성이다, 당신은 충분히 감성을 가득 가지고 있는 멋진 생명체이라는 것을.
부득이하게도, 세상은 그렇게 모두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놔두지 않는다. 감정 배제라는 이성적 판단력을 튼실하게도 짊어지고 우리의 갈 길을 간다. 남들이 인정하고, 남들이 ‘안정적이구나.’ 라고 말하는 직장을 택하여 나를 위한 삶이 아닌, 사회를 위한 삶을 살아간다. 그러나 그 길을 거부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을 우리는 ‘크리에이터’라고 부른다. <당신은 스토리다> 책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묻는다. 당신은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가?
강렬한 프롤로그가 먼저 나의 감성을 자극한다. 저자 역시 유명한 브랜드 스토리 메이커이기 때문에 가능한 글발이지 않을까 한다. 읽으면서 두근두근 대는 나의 심장은 필히, 내가 이곳을 강렬히도 원하고 있다는 증거가 되는 듯 했다. 10명의 우리나라 1% 감성 크리에이터들의 이야기가 특별한 ‘단어’를 선택하여 쓰여 있다.
광고 감독 차은택의 ‘놀이’ 이야기
사진작가 김중만의 ‘야생’ 이야기
감성 브랜드 크리에이터 고승현의 ‘감성’ 이야기
패션 디자이너 강진영의 ‘꿈’ 이야기
음악 프로듀서 최준영의 ‘호흡’ 이야기 등등..
자신들이 만드는 문화 가치들이 어떻게 이루어졌고, 그것을 만들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지 설명한다. 분명, 이들은 놀라운 감성주의 글 연주가들이란 생각을 했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함에 있어서, 마치 글로 오케스트라 하모니를 만드는 듯 한 착각을 일으키도록 상당히 매력적인 문장을 구사했다. 그래서 그들이 만들어 낸 창조물에 감탄할 틈도 없이 무한으로 빠져들었다. 이건, 어쩌면 내가 꿈꾸던 직업들이 모두 이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들의 이야기는 이러하다. 가지고 있는 모든 경험들을 소중히 하고, 옆에 있는 사람들을 소중히 하고, 그리고 아주 즐거워한다. 상당히 심플한 이 진리를 통해서 그들은 최고가 되었다. 부럽단 생각 이상으로 감동적이었다. 감동은 언제나 사람 사는 풍경에서 나온다고 말했던가. 딱 그것처럼, 내게 왔다. 내가 온 만큼 이 책의 사람들처럼 나 역시도 이런 호흡을 하고 이런 감성을 키우며, 이런 꿈을 찾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더욱 간절히 하였다. 창조는 고통스럽지만, 환희에 젖게 만든다.
나도 스토리가 되고 싶다.
이 책을 든 독자들 모두가 최고의 스토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