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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로 보는 세계 사상사
허윈중 엮음, 전왕록.전혜진 옮김 / 시그마북스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사상의 발전에 대한 깊은 연구
책장을 들여다보니, 작년에 사둔 ‘논어’, '맹자‘,’소크라테스의 변명'이 눈에 띈다. 저 책들을 사놓고 과연 몇 번이나 펼쳐 본 것인지. 부끄럽기 짝이 없다. 그래도 작년 한때에는 고전을 독파해보겠다고 힘껏 다짐을 했었다. 그럼 머리가 꽤 좋아진다거나 하는 이야길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때는 왜 역대 최고의 사상가들이 만든 고전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지 알지 못했다. 인간의 삶의 모든 면에 대한 이론과 틀을 제시하면서 ‘사상’이라는 강인한 이성적 인식 범주를 ‘알도록’ 만들어 줄 책이 필요했다. 그래서 펼친 두툼한 책이 ‘지도로 보는 세계 사상사’ 이다.
한편의 거대한 백과사전을 연상케 하는 이 책은 다각적인 측면에서 상당히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책이다. 종교와 문화가 생기기 이전의 역사부터 대륙을 불문하고 물 흐르듯 흘러 버린 사상의 발전이 그대로 담겨 있다. 세계 4대 문명인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황하, 인더스 문명을 주축으로 시작된 문명의 흔적을 추적하고 거기서 전파된 수많은 사상들을 깊이 탐구한다. 친숙한 사상인 공자의 유가, 붓다의 불교, 마호메트의 이슬람교, 그리스의 철학사상, 르네상스 시대사상 등 천편일률적이지 않고 그들만의 독특한 시대적 특성을 지닌 가르침들이 사뭇 기대되었다.
책의 흐름은 시대 순이지만, 나라는 제각각이다. 세계 각지에서 용솟음친 문명의 등장을 시작으로 그리스나 이집트 문화를 설명하지만, 중국과 일본 등 동양 사상에 더 초점이 크게 맞춰져 있다. 중국 9대 학파에 대한 소개를 하면서 공자의 이력을 상세히 설명하지만, 그리스의 사상가인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에 관한 이력은 그에 미치지 못하였다. 그래도 딱 독자들이 원하는 지식들이 거의 모두 담겨있어서 지식을 얻는 즐거움이 놀랍도록 샘솟았다. 이런 책들을 나는 유독 좋아하는 것이 여기서도 여실히 들어났다. 책을 읽으면서 메모할 부분이 있으면 노트를 펴놓고 적어두었다. 이 책은 딱, 공부하기 위한 책이니 만큼 그렇게 열성적으로 꼼꼼히 봐야 좋을 듯하다. 각 장들마다 소개된 그림과 사진들은 하나도 놓칠 것이 없으니 더욱 유심히 봐두어야 한다. 쉽게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은 쉬운 책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상식 수준으로 가볍게 읽는 평범한 책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각기 다른 사상에 대한 비교와 분석들을 중심으로 다소 어려운 용어들과 이념이 존재한다. 첫 장에서 소개된 갑골 점괘나 아우구스티누스의 ‘신국론’등이 그러하다. 집중해서 교과서를 읽는다 생각하고 한 글자 한 글자 탐독해야 한다. 헌데 이 작업은 상당히 즐거운 작업이기 때문에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야 더 즐겁다. 인생의 논리에 대한 기틀을 잡아준 사상에 대한 발전사를 깊고 넓게 만날 수 있는 이 책은 세계사를 어려워하는 중고등학생부터 상식을 익혀야 하는 대학생 그리고 진짜 인생을 만난 그 이후의 시대까지도 두고두고 볼 만한 책이다.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뿌듯하다할까?
만점의 소장가치, 백만 점의 지적 자산 창고, 그리고 세상을 보는 이해의 눈을 다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