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도 햄릿에 관한 책을 읽었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세익스피어 '햄릿'은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를 읊어대며 주춤하고 우유부단한 성격의 비운의 주인공이였는데, 암시하고 있는 그의 실제 캐릭터는 훨씬 더 적극적이고 용감한 인물이였다는 것을 풀어준 책이였다. 그래서 햄릿을 보는 시각이 조금은 달라졌다. 오히려 더욱 더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과연 왜, 많은 철학자, 심리학자, 교양학자들은 이 '햄릿'이란 캐릭터에 주목하고 있는 것일까? 그 궁금증을 풀고자 또 다른 책 <슈바니츠의 햄릿>을 만나보게 되었다. 타이틀 한번 대단하다. 베스트셀러 『교양』의 저자 디트리히 슈바니츠의 마지막 유작. <슈바니츠의 햄릿>. 슈바니츠는 다수의 문학 작품과 교양서를 발표한 저술가로 널리 알려진 작가이다. 그가 쓴 <교양: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은 그가 얼마나 다방면에 박식한지 알 수 있는 훌륭한 책이기도 하다. 그가 자신의 이름을 걸로 마지막으로 '햄릿'을 위해 저술 한 이 책은 아주 오래전으로 시간을 되돌려 세익스피어가 '햄릿'을 창조하기까지로 간다. 세익스피어가 꾸며준 무대의 모습들을 글과 함께 따라간다. 속도감도 있고 전개도 있는 햄릿 따라가기가 시작된다. 아무래도 슈바니츠가 평생 힘써온 문학적, 철학적 활동의 중심축에 세익스피어 작품이 있기 때문인지 그를 다루는 솜씨가 여간 대단한 게 아니다. 오히려 저자는 '세익스피어'를 기념하기 위해서 '햄릿'을 재창조하게 된다. 세익스피어의 비극이 '세계문학상의 모나리자'라고 불리울 정도로 엄청난 해석이 가능한 이중적이고 다각적인 캐릭터라는 것을 이 책을 보고 더욱 확고하게 알게 되었다. 다양한 추측이 무긍 무진한 미스테리한 인물을 우리는 백년이 넘게 추적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 책도 그와 일맥 상통한다고 생각했다. 확실히 그냥 '햄릿'이란 작품을 만났을 때에는 복잡한 가정사와 비운의 왕과 아들인 것 밖에는 알지 못했다. 하지만 역시 이렇게 <햄릿>을 완전 풀어 헤쳐보니 더욱 더 생생하고 신기하게 와 닿는다. 읽어 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세계이다.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뜬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리고 읽으면서 저자에 대한 애착이 생기게 되었다. 그의 책 '교양'도 욕심이 난다. 독창적인 햄릿을 해석을 만나보고 싶다면 이 책을 손에 들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