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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 한국사 - 역사 속의 진실 혹은 거짓
이정범 지음 / 풀빛 / 2009년 2월
평점 :
지나간 역사를 되짚어 놀랄만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다
시대를 거슬러서 역사를 되짚어 본다는 것은 짜릿한 일이다. 어릴 때부터 역사라면 사죽을 못써 안달했던 나로써는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오래전 친구들을 꼬득여 공주 답사를 다닌 일도 생각이 났고, 백제 문화 유적 답사, 영주 안동 문화 답사와 경주 답사까지도 다녀봤지만 생각해보면 어디하나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는 것은 드물다. 그게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내가 아는 역사는 단편적으로 맞추어진 기록의 역사서를 바탕으로 누군가가 지은 책이나 소설, 영화, TV 라는 미디어 매체에 국한되어서 생긴 지식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상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그래도 솔깃하게 만드는 것이 우리가 알고 있던 보편적인 역사 지식을 확 깨는 듯한 사건이나 이야기들이다. 역사 스페셜이나 한국사 전과 같은 방송에서도 여러번 본 적이 있어서 더욱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
날 궁금함에 몸서리치게 만들은 책이 < 서프라이즈 한국사> 이다. 저자는 우리의 기억속에 이미 뿌리 박혀 있는 역사 상식들의 진실을 알려주기를 원했다. 그래서 최초 국가인 단군 조선시대 때부터 대한민국 이승만 정부 수립 때까지 알짜배기의 시대들만 골라 적나라게 설명을 해준다. 한민족 최초의 고대 국가를 세우고 단군 신화로만 이해하고 있는 우리의 고대사의 흔적을 담은 <환단고기>라는 책에 대한 비밀, 익히 다양한 프로그램과 책을 통해서 알고 있었던 내용이지만 다시금 머리속을 정리해주고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 미스테리 한성 백제의 풍납토성과 삼천 궁녀 의자왕에 대한 진실.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의 이야기가 너무도 재미있어서 거대한 국가들 사이에서 가끔 고개를 빼곰 들어서 잘 알려지지 않은 가야국들에 대한 알찬 이야기들 등 읽으면 읽을수록 지식의 늪에 빠져드는 내 몸을 감당하기 힘들었다.
정말로 잘 알려지지 않은 위인들과 사건도 상당히 많이 존재를 한다. 임진왜란 시절의 역관 홍순언의 활약상에 대해서 이미 잘 알고 있는 터라 반가운 마음에 쉬엄 쉬엄 읽었지만, 조선 후기의 미륵신앙과 '정감록'에 대한 이야기는 상당히 생소한 부분이였다. 미륵신앙은 나라의 기운이 쇄하고 혼란의 시기가 되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불교 신앙으로 알고 있었지만, '이씨가 망하고 정씨가 득세한다' 라는 핵심적 내용이 담긴 정감록의 뒷배경 이야기는 흥미 진진했다. 내 머릿속 지식의 서재에도 또 한자리가 차는구나 하는 기쁨의 미소가 절로 나온다.
어째서 역사는 이토록 매력적인 분야인 것일까. 이 책은 대중들에게 뿌리 박힌 사고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그런 이야기가 나오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그리고 실록과 역사서에 실제로 어떻게 쓰여있는지를 차근 차근하게 설명한다. 물론 저자의 생각을 덧붙이면서 진실로 역사가 제대로 평가받기를 원하며 우리 나라의 역사가 얼마나 가치있는지를 여러번 강조한다. 공감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아마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들은 모두 같은 생각을 하리라 믿는다. 다른 이유는 없다. 역사는 내가 이 시간에 이 자리에 있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래도록 역사를 올바르게 배우고 익히려는 노력은 계속 할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도 가는 길이 곱게 포장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서프라이즈한 한국사이야기, 그 놀라움 속으로 여러분도 빠져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