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의 비밀을 알콩 달콩하게 밝혀낸다! 오래전 일이 떠올랐다. 초등학교 때 학생들을 대상으로 혈액형 검사를 했었다. 그때 얼핏 기억엔 새끼 손가락을 칼로 쿡 찔러서 혈액형을 확인해주는 것이였다. 분명 나는 o형 이란 혈액형을 확인하고 오래도록 o형으로 떠벌리고 살았었다. 그런데 중학교 때 처음으로 과학에서 멘델의 유전 법칙부터 혈액형 감별법과 유전 형질에 대해서 배우게 되었다. AO, BB, AB 등의 혈액형들의 관계와 어떻게 부모님에게서 자식의 혈액형이 생길 수 있는지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던 중, 충격적인 소식을 접해야만 했다. 부모님의 혈액형 사이에선 나는 절대 태어날 수 없었던 것이다. 처음엔 부모님이 잘못 알고 계신거라고 여기며 난 절대 주워온 자식이 아니다라고 스스로를 굳건히 믿으면서 고등학교 때까지 갔다. 고등학교가 되서야 비로서 생물학시간에 혈액형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실험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아뿔사.. 난 B형이 나와버렸다. 처음엔 손을 번쩍들고선 "선생님 저 혈액형이 잘 못 되었습니다" 라고 했는데 다시 손을 두번 더 찌르고 확인하니 난 부모님의 자식이 확실했다. 과학은 나를 부모님의 낳아준 명백한 자녀로서 인정해준 것이다. 그런 과학은 우리에게 확실한 흔적과 명백한 증거를 제시해준다. 한가지를 배울 때마다 열개를 더 깨우치게 되는 과학의 분야중에서 유독 우리 삶과 가장 가까운 '생명공학'에 대해서 배울 수 있는 책이 바로 <하리하라의 바이오사이언스> 이다. 하리하라라는 이름은 지은이 이은희가 쓰는 필명으로 다양한 매체와 카페에서 칼럼리스트이자 저술가로 활동을 해왔다. 인도의 신화에서 창조의 신 비슈누와 파괴의 신 시바가 서로 맞대고 결합한 상태를 의미한다니 보통 진지한 의미가 아닐 수 없다. 창조와 파괴가 공존한 다는 것, 즉 우리 생명체의 탄생과 죽음과 직결되는 신비로운 탐구의 세계와도 일치한다. 그래서 일까? 이 책은 첫 장부터 상당히 재미있고 유쾌하다. 다소 어려운 용어인 DNA, RNA, 염색체에 대한 쉬운 풀이부터 그들이 어떤것에 약하며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알콩 달콩하게 설명해준다. 학창시절 생물학 시간에 배웠던 재미있는 내용들이 나를 사로잡는다. DNA에 대해 궁금해 하던 부분들을 얼마나 시원하게 긁어주는지 소설보다도 더 빠르고 재미있게 읽었다. 특히나 염색체의 형질이나 특성에 대해 책에서 나온것만 두루 익혀둔다면 상식선에서 앞 선 사람이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것이 지식을 흡수할 때의 재미인가보다. 특히나 과학에 관한 잘못된 편견들을 정립시켜주는데 좋다. 제이콥스 증후군라 불리는 XYY가 있는 사람들은 폭력적이라는 것처럼 염색체에 이상이 있다는 생각이 팽배해지면서 무조건 질환이 생겨난다고 믿게 된 현상이 대표적이다. 책의 진정한 재미는 이뿐만이 아니다. 교과서에 나올 법한 내용들을 줄줄이 소개를 한 뒤에 '쉬어가는 페이지' 에서 '성범죄 수사대' CSI' 와 같은 흥미진진하고 자극적인 미국 드라마를 연관된 주제와 엮어서 더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소개를 해준다. 나 역시도 미국 드라마를 꽤 많이 본 편이라 그런지 훨씬 더 이해가 많이 된 좋은 기회였다. CSI 를 볼때마다 저런게 정말 있을까? 저게 사실일까? 라고 의문을 제기 했던 부분을 어찌나 시원하게 긁어줬던지 두고 두고 궁금할때마다 볼 수 있는 아주 유익한 책이다. 진화하는 유전공학! 어디까지 갈 것인가? 그리고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먹는 음식부터 숨쉬는 모든 것이 이 생명공학과 직결되기 때문에 알아두어야 할 필수 상식이 아닐까 한다. 정자은행, 조류독감, 포메이토 등은 우리의 현재이자 미래이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많이 남았으니 올바르게 생명공학을 인식하고픈 생각이 간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