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오피스쿠스의 최후
조슈아 페리스 지음, 이나경 옮김 / 이레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정리해고! 그들에게 일어나는 인생의 폭풍

 

 직장을 다니게 되면, 생각지 못한 상황을 맞이할 때가 많다. 나도 그런 입장중 하나이다. 일이 그렇게 많아서 매일 야근하는 경우도 아닌데도 인간 관계라는 틀 속에서 갖혀서 허우적 댈때가 많다. 그래서 슬퍼 사무실 구석에 처박혀 울기도 했다. 사회가 왜이렇게 야만적인 걸까. 이런 사람 저런 사람들이 한 울타리에 가두어 놓고서 신은 게임을 하듯  튕기고 펼치고 빼고 넣고, 가지고 노는 것과 같다. 그런 기분이다. 마치 이 책 [호모 오피스쿠스의 최후]의 표지 처럼 말이다.

 

  시카고의 한 광고 회사에 청천벽력과도 같은 말이 뚝하니 떨어진다. '구조조정' 몇 달 동안 소문만 무성하더니 결국 현실로 다가오는 말이 되버린다. 이 끔찍하고 지독하게 잔인한 '해고'가 톰에게 부터 시작된다. 톰은 혼란스럽고 당황스럽기 그지 없다. 그래서 함께 있는 베니에게 '실직자 좀 도와주쇼'라고 비아냥 거리기까지 한다. 그들의 직장생활은 동료들에 대한 험담을 늘어놓고, 스캔들 따위에 대해 속닥거리는 그저 평범한 생활이였다. 하지만 비로소 인생의 역전은 시작되는 것이였다. 이 책은  그 현실에서 일어 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담은것 같다. 그들의 비이상적인 반항이 펼쳐진다. 바로 이 책에서 말이다.

 

  책장을 착장이라고 부르면서 의자를 가지고 누구껏인지 다투는 모습이라던지, 짐의 이름으로 이상한 전체 메일을 보내기도 하고, 죽은 사람의 시안을 가져오기도 하는 등 아주 독특한 행위와 정신세계를 보여주는 회사의 직원들. 그들은 하나 둘씩 정리해고가 되는 과정에서 정신적 충격으로 인해 그런 행동들을 하게 된다.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 세상. 그리고 일자리와 돈이라는 것이 얼마나 생명력과 직결될 수 있는지 여실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인가. 읽은 내내 마음이 아팠다. 이 책은 직장인이라면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는 충분한 아이템을 지녔다. 오죽하면 짐이 도서관에서 일하는 어머님을 모시고 유방암에 걸렸다고 치자고 하면서 남들의 상상력에 기대려 할까? 도통 알수없이 뒤죽박죽 되어 있는 캐릭터들이다. 신선한 자극과 함께 톡특함으로 무장하고 있는 소설이다.

 

  재치와 풍자가 한대 어우러져 우리의 사회생활을 비집고 꼬집어서 주스로 마실려고 갈아버린 기분이랄까. 달것 같은데도 무척이나 씁쓸하게 마실 수 밖에 없는 이야기들이랄까. 이 책은 그렇다. 그렇게 회사에서 서로를 마주대하던 사람들도 나중에 시간이 지난 후에 만날때는 이 책에서 처럼 만나게 될까?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 같으면서도 우리의 일상과 너무 닯은것 같아서 울면서 웃을 수 밖에 없다. 같혀있는 상자속 이지만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삶이 아니겠는가? 이 소설 '호모 오피스쿠스의 최후'는 너무 기막히게도 그걸 잘 담아내었다.

 

  저자의 문체는 다소 뒤죽박죽 되어있는 듯 하다. 무척 다양하고 생생하게 상상될 수 있는 캐릭터들은 왔다 갔다 하면서 독자들에게 쉴 틈을 주지 않는다. 엉켜있는 듯 보이면서도 그렇게 표현한 의도가 다분해 보인다. 너무 차분하게나 부드럽게 표현할 수 없는 스토리가 아닌가. 독자들에게도 읽으면서 정신없게 만들려고 한 듯 보인다. 그래서 더욱 푹 빠져들 수 있는 충분한 매력이 있는 소설이다. 왠지 회사가 가기 싫어진다. 안그래도 답답한 회사속에서 이렇게 된다면 난 너무 끔찍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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