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빌스 - 금융시장을 뒤흔드는 악마들
구이도 마리아 브레라 지음, 김운찬 옮김 / 그린하우스 / 2022년 2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2008년 전세계에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웠던 글로벌 금융위기를 모티브로 삼고 있는 소설이다.

 

그 당시 전세계 경제의 모습은 하루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었고, 이 소설에서도 언급되고 있지만,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는 발원지인 미국은 물론이고, 대서양을 건너 영국과 프랑스, 독일 그리고 금융의 탄생지였던 이탈리아마저 흔들리게 만들었던 전 세계적 위기를 맞이했던 사건이었다.

 

이 소설은 그 금융위기에 대한 내용을 소설로 하기보다는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하여 특정 기업이나 금융시장, 심지어 특정 국가를 상대로 시장을 인위적으로 조작하여 위험에 빠뜨리는 일을 일삼는 헤지펀드와 같은 금융괴물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이탈리아 출신의 '마시모'는 자신의 멘토이자 스승인 '데릭'에 힘입어 글로벌 투자기업의 유럽담당 최고 책임자 중 한 사람으로 일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미국으로부터 촉발된 유로화 위기의 상황에서 데릭의 생각과는 다른 방향인 유로화 위기를 극복하는 쪽으로 투자하여 회사에 큰 손실을 끼치게 된다.

 

그런데, 그 유로화 위기가 회사의 이익을 위해 데릭의 음모가 개입된 사건이었다는 것을 알고, 성공의 위치에 있던 자리를 박차고 나가 어느 해안가에서 아들과 지내는 일상을 보내게 된다.

 

몇 년이 흐른 후 갑자기 다시 자기를 찾아온 데릭으로부터 자신의 조국인 이탈리아의 금융이 곧 붕괴될 위기가 다가왔다는 사실을 듣게되고, 글로벌 금융수장들을 설득하는 일에 같이 나서서 전세계 블랙머니로부터 이탈리아 금융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는 작전을 성공으로 이끈 후 다시 해안으로 돌아가게 된다.

 

금융이라는 장치가 우리에게 어떤 좋은 역할을 하는지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 금융이라는 존재가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해서 또 어떤 일도 서슴치 않을 수 있다는 것 또한 IMF 등을 겪으면서 잘 보아왔다.

 

우리나라 등 동남아가 겪었던 1990년 후반의 IMF위기 또한 미국 등 금융 선진국들의 블랙머니들로 인해 인위적으로 발생되었다는 주장도 있고, 실제로 그런 신흥국들의 금융위기 극복기간에 글로벌 헤지펀드들은 헐값에 기업이나 은행을 인수하여 몇 년뒤 엄청난 차익을 남기고 되파는 일을 했다는 것도 잘 기억하고 있다.

 

그럼, 그런 글로벌투자사들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어떨까?

자신들의 행위가 많은 이들에게 회복할 수 없는 고통과 상처를 주는 것을 알고도 비인간적인 투기를 일삼을 수 있는 것일까?

 

이 책에서도 그러한 금융의 상반된 역할과 그러한 투자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고뇌에 대하여 많은 곳에서 언급을 하고 있다.

 

"제너럴 모터스는 자동차를 생산하면서 손해를 보았고, 그 자동차를 사는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면서 이익을 얻었지요. 산업 활동의 취미를 곁들인 헤지펀드지요...

금융은 컨베이어벨트가 되어야 하는데, 반대로 모든 것의 중심이 되었어요."(p.287)

 

"자네는 영혼을 찾는 홀로그램일 뿐이야. 하지만 우리는 영혼을 갖지 못하도록 프로그램되었네."(데릭이 마시모에게 던지는 말)

 

투자회사들도 기업이기에 이익을 추구해야 되는 것은 맞다.

그렇지만, 그런 투자사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어떤 기업, 어떤 금융시장, 어떤 국가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면서 자신들의 이익을 취하게 되면 결국 자신들도 그 피해의 당사자가 되어 돌아오게 된다는 사실을 글로벌금융위기를 통해서도 확인을 하고 있다.

 

그러한 투자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가진 양심과 글로벌투자기업이 추구하는 이익과의 충돌을 잘 묘사하고 있는 소설이 이 책이고, 이 책은 그러한 점을 소설이라는 장르로 잘 풀어간 덕분에 TV드라마로 이미 제작되어 전세계에서 방영되기도 하였다.

 

이 책에서 저자는 금융시스템이 잘 사는 나라이건, 못 사는 나라이건, 가난한 이에게나, 부자에게나 모두에게 필요하지만, 결국은 그 시스템를 이용하는 이들 모두가 상생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서로가 윈윈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은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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