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트렌드 2021 - 바이오산업 최전선에서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김병호.우영탁 지음 / 허클베리북스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에 혼돈과 질서의 파괴를 가져왔던 2020년.

세계적인 혼란과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우리나라의 위상을 한 순간에 올려놓았던 분야가 있다.

바로 'K바이오, K의료'라는 바이오 분야이다.

 

쏟아지는 환자들 때문에 일순간에 무너졌던 미국, 유럽 등의 선진국들에 대비되어 효율적인 방역체계와 의료지원체계로 호평을 받았던 나라가 바로 우리 대한민국이었고, 그런 과정에서 마스크, 진단키트 뿐 아니라 각종 의약품까지도 세계의 주목을 받는 한 해가 되었었다.

 

이런 분위기로 인해 바이오 분야에 대한 관심은 주식시장에서도, 정치에서도 큰 관심사의 하나가 되었고, 지금도 바이오주식들은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수많은 신생기업들이 대거 등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바이오산업은 깊은 지식과 긴안목으로 장기투자를 해야 되는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시류에 휘말려 바이오산업의 기본 용어도 이해하지 못한 상태로 단기투자에 뛰어들어 개미들이 시장에서 피해를 입는 대표적인 분야이기도 하다.

 

의약품은 크게 합성의약품 바이오의약품으로 나누게 된다.

 

'합성의약품'은 우리 몸 안에 들어왔을 때 치료 효과를 보이는 물질을 찾은 뒤 화학적으로 합성해 만든 의약품으로서 대표적인 예가 바로 아스피린이다.

반면 '바이오의약품'은 미생물, 식물, 동물세포와 같이 살아 있는 세포에서 제조되는 의약품으로 대표적인 예가 지금도 핫이슈가 되어 있는 백신이다.

 

'바이오의약품'은 합성의약품과 달리 원하는 형태로 만들기 어렵고, 대량생산도 쉽지 않으며, 효능이나 인체에 대한 부작용 등의 검토에도 높은 기술수준과 많은 시간이 요구되지만, 화학적으로 만들어지는 합성의약품에 비하여 안정성 등에서 더욱 효과가 좋은 것으로 되어 있다.

 

신약이 개발되고 개발사의 특허독점기간이 만료하면 그 신약과 동등한 효과와 안정성을 지닌 제품을 만들 수 있는데, 여기에서도 합성의약품과는 차이가 많이 발생한다.

 

합성의약품의 복제약은 '제네릭'이라고 하여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등한 약효와 안정성을 입증하는 '생동성 시험'을 통과하면 복제약을 만들 수 있다.

반면에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이라고 할 수 있는 '바이오시밀러'는 임상1상과 2상 두 단계의 임상시험을 거치는 등 신약에 준하는 별도의 절차를 요구하기 때문에 시간이나 비용측면에서 제네릭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게 된다.

 

또 신약개발에서 중요한 절차인 '임상시험'은 총 4단계로 되어 있다.

약을 사람에게 투여하기 전에 동물 등에 투여해서 약물의 작용하는 과정을 보는 것이 '전임상'이고,

20명~80명의 사람에게 후보물질을 투여해서 최대 투약 용량과 부작용을 관찰하는 것이 '임상1상'이라고 한다.

 

'임상2상'은 신약의 효능을 확인하는 단계로 100명~200명의 소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하여 원하는 대로 효능이 나오는 지, 그 효능이 의미있는지를 알아보는 단계이다. 이 때 플라시보라고 불리는 위약을 투여한 후보보군과 비교하는 실험도 하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 '임상3상'은 1000명~5000명의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하여 의약품의 안정성과 유효성을 세밀하게 살피는 단계를 거치게 된다, 임상3상은 평균 1,000억원 이상의 비용과 많은 기간이 들어가기 때문에 대형 바이오업체가 아니라면 이를 단독으로 실시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게 된다.

 

이런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신약이 나오게 되면 그 효능이나 적응범위에 따라 짧게는 몇 년 길게는 수 십년동안 신약개발회사는 돈 방석에 앉게 되는 것이다. 물론, 대다수의 바이오업체는 비용과 시간의 한계로 중간에 글로벌바이오업체로 권리를 넘기는 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이지만...

 

우리나라의 신약은 2021년 1월 현재 30개 밖에 없다.

1999년 SK케미칼의 위암 치료제 '선플라'부터 2018년의 HK이노엔의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정'까지가 전부이고, 최근은 신약보다 복제약인 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가 한국 제약바이오업계의 대부분 매출을 구성하고 있다.

 

2020년 3분기까지 국내 제약사가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은 600여 개가 있지만, 이 중 임상3상에 있는 것은 31개에 불과하다고 한다.

 

우리가 환호하는 K바이오의 저력이 다시 한 번 올라가기 위해서는 글로벌 신약 혹은 각 단계에서의 라이센스 아웃의 탄생이 연이어 나와야 한다. 제대로 된 글로벌 신약 하나만 나온다면 우리나라의 위상 뿐 아니라 바이오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아주 멋진 선물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가 최고 수준에 근접해 있는 바이오시밀러 기술을 신약개발에 조금 더 투자한다면 혹은 지금 개발 중인 신약들 중에 몇 십년간 세계를 휘어 잡을 수 있는 그런 신약으로 결실이 맺어진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이 책을 통하여 절실히 느껴진다.

 

이 책에는 바이오산업에 대한 기본적 이해 뿐 아니라, 현재 각 분야에서 개발중이거 시험중인 대부분의 의약품이나 기술들이 총망라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바이오주식에 투자하는 이라면 필히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나 역시 이 책을 통하여 표면적으로만 보아왔던 바이오업체들에 대하여 제대로 이해하고 길고 깊은 안목에서 투자를 진행해 보고자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