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니스 - 거대 기업에 지배당하는 세계
팀 우 지음, 조은경 옮김 / 소소의책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의 제목은 한글로 『빅니스」이지만, 표지에 보면 커다란 글씨로 " THE CURSE OF BIGNESS "라는 영문 제목이 더 눈에 들어온다. 이 글의 의미는 '거대함의 저주'라는 뜻으로 부제목으로 되어 있는 '거대 기업에 지배당하는 세계'와 동일한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 보인다.

 

'빅니스(bigness)'란 기업집중 현상으로 인해 사적 권력,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경제 권력이 비대해진 상태를 말한다.

 

지금 현 시대의 빅니스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분야에 걸쳐 있다.

검색엔진분야에서 아시아 일부를 제외하고 전세계 대부분을 통일한 구글,

안경의 제조와 유통, 소매까지 점령한 안경계의 대부 룩소티카,

한국, 중국, 일본 등을 제외한 전 세계 메신저 시장을 장악한 왓츠앱의 페이스북,

PC 운영체계라는 걸 통하여 독점의 횡포를 누리다 전세계적인 비난을 받았던 마이크로소프트

 

 

우리가 당장 사용 혹은 이용하는 재화나 서비스의 상당수도 커다란 글로벌 빅니스에게서 나오는 것이 많아졌을 정도로 이제 빅니스는 가끔 보던 그런 기업들이 아니다.

 

한 나라의 힘과 권력 그리고 공권력을 사용한 폭거는 그 나라의 헌법, 유엔헌장, 리스본 조약 등으로 억제하는 방안들이 어느 정도는 잘 갖추어져 있다.

반면에 각 분야에서의 글로벌 빅니스들이 사적 권력을 제어하기 위한 조치는 거의 없는 편이다.


 

하나의 예로 유럽이나 미국 기준으로 제조비 8달러 정도인 선글라스 하나를 사려면 200달러 이상을, 시력에 맞춘 안경의 제조비는 16달러 정도인데 일반적으로 400달러 이상을 주고 구매하고 있다.

안경의 제조는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 등에서 만들게 되면서 제조비는 적게 들게 되었는데, 안경 값은 도리오 계속 올라가는 이유가 무엇일까?

 

여기에 바로 '록소티카'라는 빅니스가 그 원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록소티카는 아르마니, 레이밴, 티파니, DKNY. 버러비 등 수 많은 안경 및 선글라스 브랜드를 가지고 있고, 안경테와 안경알의 제조, 안경의 유통과 소매 라인을 모두 가지고 있어 가격을 임의대로 정하더라도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록스티카에 반발하여 낮은 가격으로 반격을 가했던 스포츠 선글라스 회사인 '오클리'는 록스티카가 자신이 가진 유통망에서 오클리 제품을 빼는 조치로 급격하게 쇠락하게 되었고, 이후 쇠약해진 오클리를 록스티카가 인수해 버린다.

 

이처럼 글로벌 빅니스들은 특정 분야에 있어서는 자신들이 전 세계를 좌지우지할 수 있기 때문에 폭리를 취하거나, 힘에 의한 횡포나 강압적 M&A 등을 하여도 대응할 방법이 안나오고 있다.

 

물론, 미국이나 유럽에서 한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AT&T, IBM 등에 대하여 반독점법을 동원하여 강제 분할 등의 철퇴를 내리거나 엄청난 금액의 벌금을 부과하려고 한 적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거의 대부분의 나라에서 이러한 빅니스들에 대한 대응을 못하고 있다.

 

그런 사이에 빅니스들은 더욱 규모가 확대되었을뿐 만 아니라, 전통적인 제조나 유통분야 뿐 아니라, 새로은 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IT분야에서도 전세계를 호령하는 빅니스들이 자리를 대부분 차지하고 있다.

 

특정분야의 발전을 위해서 글로벌 거대기업이 나서서 기술발전과 규모의 경제를 활용한 원가절감 등을 이행한다면 매우 좋은 일이겠지만, 글로벌 빅니스들은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유사한 기업이 나타나면 힘을 동원하여 그 기업을 죽이든지, 아니면 자기 식구로 인수를 해버리게 된다.

 

다시 말하면 빅니스를 막는 그 무엇도 현재는 작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격을 갑자기 2배를 올리든, 검색엔진이나 소셜계정에서 나오는 광고는 무조건 해당 서비스 제공자를 통해서 이행해야 된다는 불공정 조건을 내걸어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른 선택지가 없기 때문에 불이익을 논할 수 없게 된다.

 

점점 더 "Only 1" 체제로 흘러가는 지금의 글로벌 기술 및 경제상황에서 새로운 도전자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들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는 어떻게 만들어야 할 지 지금쯤은 고민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그냥 둔다면 언제인가 지구의 모든 사람들과 국가가 그들 빅니스들에게 굴복해야 할 지도 모르는 끔찍한 상황이 나올 수도 있을테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