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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숲 - Spider Forest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인간의 기억은 매우 무질서하다. 그리고 그 속의 무언가는 그것을 끊임없이 변화시키고 발전시키며, 혹은 은폐하거나 거짓으로 치장하기까지 한다. 만일 사진과 같은 흔적으로 남을 수 있는 증거가 눈 앞에 존재한다면 어느 정도의 일반화된 보편성에 입각하여 그것을 사실로 믿을 순 있겠으나, 이 역시도 불가능한 것이 기억에 관한 진실이다. 그렇다면 그 진실은 대체 무엇일까? 우리가 기억하는, 혹은 기억한다고 믿고 있는, 떠오르는 기억이 진실인 것일까? 아니면 다른 무언가가..
송일곤의 거미숲은 인간의 기억에 관한 이야기를 꿈과 잘 접목시키며 이어나가고 있다. 자신이 목격한 충격적인 사실, 자신이 경험한 충격적인 사실. 그리고 그것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또 다른 자아. 결국에는 자기 자신의 길에서 바라보는 이야기와 자신의 밖에서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이야기가 함께 그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즉, 우리의 시선은 관객의 입장에서.. 혹은 길을 잃어버린 주인공의 입장에서 함께 하고 있다.
우리는 꿈을 꾼다. 그러나 그 꿈이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지는 잘 모른다. 매우 무질서한 꿈의 기록들. 이는 어쩌면 이 영화에서 말하려는 기억과도 상당히 밀접한 관계에 놓여있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