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먼 짐승 - Blind Beast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에로틱하다는 것, 에로티즘은 뭘까? 사랑을 하고 그 사랑이 충만해지면 자연스레 눈의 동공이 풀리고 풀리는 것은 그것만이 아니요,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열리게 되는 그 상태를 뜻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행동? 행동을 통해 얻는 것? 그 무엇도 정답이 될 순 없으며, 그럼에도 그것에 정답이 존재할 것이다. 

 일본영화는 로망포르노 시절을 통해 에로영화 쪽으로는 거의 본좌라 불려도 섭섭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매년 찍어대는 AV에 우리들은 얼마나 기뻐하는가! 하지만 이 작품을 그런 싸구려 에로영화로 몰아가는 것은 잘못이다. 이 작품은 에로티즘, 그 본질에 관한 이야기라 할 수 있다. 물론 남녀가 뒹구는 걸 가지고도 충분히 포장하면야 멋진 영화가 탄생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 속에 담긴 이야기는 곧 죽음과 쾌락을 연결하고 있으니.. '에로티즘'의 저자 조르주 바타이유가 떠오르지 않을 수가 없겠구나!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이 남자는 여자를 가두고 그 여자를 통해 쾌락을 탐미한다. 그 상황 자체가 너무도 불편한 것이지만, 그녀는 결국 그 남자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맡긴다. 삶도, 쾌락도, 심지어 자신의 생명마저.. 그리고 찾아오는 충격적인 결말! 그들은 한 순간의 극한의 쾌락을 얻고자 몸을 난도질한다. 목을 조르며 섹스를 하는 그 순간보다 더 격렬한.. 그러나 결국에는 모두 허무로 사라지고 마는 그 본질의 의미에 대해, 이 작품은 이야기하고 있는 듯하다. 

 차라리 아베 사다가 나았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적어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그 남자의 성기를 자신의 몸에 담아두고 살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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