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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세계 - 세계 권력의 대이동은 시작되었다
파라그 카나 지음, 이무열 옮김 / 에코의서재 / 2009년 1월
평점 :
“심한 불평등을 용인하는 사회는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그런 사회는 박정하고 폭력적일 것이며,
호의보다는 적의가 흐르는 사회로 인식될 것이다”
저자가 에필로그에서 인용한 아놀드 토인비
어렸을 때는 소위 공산주의 국가로 배웠던 제 2세계라는 단어가, 서구물질문명의 우세로 세계를 주름잡고 있는 제1세계, 빈곤과 기아, 회복이란 희망은 지난한 고통으로 함께 하는 제3세계 사이에서, 뭔가 그럴싸한 방편만 자극을 주면, 이 양자의 세계로 진입 또는 추락할 수 있는 국가, 지역을 뜻하는 용어로 사용되는 것은 참으로 적절하다.
국제관계 전문가, 오바마 선거캠프 대외정책팀을 지도했다는 저자의 이력과 짧게 소개된 그의 양력을 감안하여, 이 책은 오늘날, 세계화에 대응하는 제2세계 국가들의 노력과 발전방향에 대한 종합 보고서가 될 것이라고 미루어 짐작했다. 이 짐작이 틀리지는 않았으나, 뭔가 좀 부족하다고 느낀 것이, 결과적으로 이 책은, 2차 세계대전이후 세계의 제왕으로 군림하고 있는 미국이, 유럽 아니, EU와 중국에 의해 그 영향력을 점차로 잃어가고 있는 지역들에 대한 분석을 통해, 오늘 날, 제조업 대신 금융업으로 승부를 걸면서, 사회양극화와 제 1세계에서 가장 추악한 사회현상을 드러내고 있는 미국이, 도리어 제2세계로 추락할 수 있다는 위험을 지적한 지극히 애국적인(?) 권고가 포함되어 있다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제1부 유럽연합의 뉴프런티어-동유럽, 제2부 심장부의 줄다리기-중앙아시아, 제3부 미국안마당에서의 파워게임-라틴아메리카, 제4부 빅3의 결전장-중동, 제5부 아시아인을 위한 아시아-동아시아”라는 목차에서 알 수 있듯, 정말 많은 나라를 직접 여행했고, 표현은 각국의, 마치 한가한 카페에서 우연히 나눈 나른한 대화처럼 인용하였으나, 직위를 이용해 충분히 사전준비가 철저했을 현지사정, 짧은 인터뷰와 각국에 대한 분석은, 이름마저도 생소한, 아직도 소련연방공화국의 체계로 알고 있던 지역들의 신생국가(?)들이나, 중동지역의 역학관계에 대해 새로운 눈을 뜨게 해 준 것은 매우 감사한 일이다. 이 지역들을 포함해서, 아시아, 중국, 그리고, 남미까지 모두 50여개 국가의 짧은 지표 소개와 국가간의 차이는 있으나 대략 10여 페이지 이내의 짧은 서술을 통해 이들 국가에 대한 개략적 이해를 돕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공들인 저술결과가 아닌가 싶다.
그런데, 다른 측면에서 보면, 이 개괄서는 철저하게 “미국식” 시각으로, “경제적 가치”을 우선하여 설명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유럽연합이든, 러시아든 중국이든, 미국이든, 기존의 질서를 벗어나 새로운 개편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이들 지역에 대한 분석의 긍극적인 목표는 풍부한 에너지, 또는 무역거점 역할로써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점차 범위를 확대하고 있는 유럽연합과 중국의 역할에 대한 소회를 주로 다루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붉은 열기”를 가진 2만5천불의 1인당 GDP로 제1세계로 취급을 해주는 바람에, 1페이지 이내의 소개에 국한되었지만, 티벳에 대한 언급만을 예로 들자면, 티벳지역에 대한 중국의 희석화 전략마저도, 전체적으로 이 지역의 경제력 향상과 빈민구제의 효과로 표현함으로 해서 작년에 출간된 “TIBET, THE FACTS”가 전하고 있는 “역사적 사실”을 간과하고 있는데, 이런 저술형태를 보면 확실히 이 책은 또 다른 패권주의를 위한 전략보고서 쯤으로 읽힐 수 밖에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하겠다.
구체적 대안제시보다 현상만을 분석함으로써, 도리어 그가 제시하고 있는 지표들에 대한 저자의 심미적인 분석이 아쉬웠던 부문이 많았지만, 80시간 동안 다닌 세계일주로서는, 각 지역에 대한 정보는 천천히, 짬을 내서 다시 읽어 봄직한 적당한 안내가 아니었나 싶다. “시각”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그걸 느꼈다면, 또 다른 즐거움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