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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미래 (DVD 포함) - 라다크로부터 배우다, 공식 한국어판
헬레나 노르베리-호지 지음, 양희승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오래된 미래 -라다크에서 배우다,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지음, 양희승 옮김, 중앙북스, 2007년 11월 초판 1쇄, 2008년 10월 초판 8쇄, 354p, 12,000원
"오래된 미래-라다크에서 배우다"는 1992년에 출판되어 50여개국의 언어로 번역되어 읽히고 읽는 베스트셀러라고 한다. "라다크" 지역은 인도의 북서부, 그러니까 티벳 문화 영향을 많이 받은 불교지역과 이슬람교 문화가 비슷하게 엉켜있는, 아주 깊은 곳이긴 하나, 그 옛날에는 한 때 실크로드의 길목에서 번성을 누렸을 지역이다. 척박한 땅, 어려운 기후, 야크와 재래종 소의 교합체인 "쪼"나 가축으로 살 수 있는, 보리를 심어 근근이 살아가고 있는 넓이는 광활하되(인도의 영토들이 다 그러니..) 아주 적당한 사람들이 충분히 행복해 하던 지역이다. 책은 이 지역을 16년 동안이나 연구하고, 지켜 봐 왔던 저자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가 세계화, 문명화라는 명분으로 점차 행복지수를 잃어가고 있는 이 지역의 회복, 그러니까 요즘 표현대로 말하자면 "문명화라는 이름으로 빼앗겨가고 있는 마을공동체의 복원을 위한 노력" 에 대한 보고서다.
흙으로 벽돌을 빚어 집을 짓고, 온 가족이 함께 가족을 이루고 있고, 아이들은 이웃과 또래 집단을 넘어 선 세대에 의한 자연스런 성장 과정, 그리고, 네 것, 내 것이 없는 도움의 현장, 농사를 짓고 나면 함께 모여 춤을 추고, 긴 겨울, 휴식기의 노래들, 그리고 때맞추어 성혼과 축하. 라디크 마을은 그렇게 자연에 순응하고, 자연과 함께 살며, 하다못해 불교와 이슬람과의 종교차이마저도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곳임을 보여주는 사례들로 묶여 있는 것이 제 1부 “전통에 대하여”의 주된 내용이었다면,
제 2부 "변화에 대하여“에서는 그런 마을이 1970년 인도의 중앙집권적 제도 하에 관광지로 개발되고, 영토에 대한 이해, 삶의 가치관의 변화, 획일화된 서양교육, 다국적 기업의 비료와 재화(돈)의 귀중함으로 발생되는 빈부의 격차, 그리고 이제 이 문명화된 세계에서 적응하기 위한 라디크 사람들의 양상들, -핵가족화, 신교육도입, 서양의술 체험, 공해와 잉여물 등, 자신들을 둘러싸고 있는 거대한 기류 속에서 점점 더 왜소화되고, 갈수록 비참해 지는 환경 속의 그 들 모습을 전달해 준다.
그리고 마지막 제 3부 “미래를 향하여”에서 저자가 라디크에서 실천 중인 각종 프로젝트들, 자연과 함께 한 에너지, 라디크 실정에 맞는 교육, 그리고 소공동체 운동실천을 통한 정체성 회복등 몇천년 동안 지켜 왔던 과거를 다시 미래로 끄집어 냄으로서 치유 가능성 제 3세계의 같은 질병에 대한 처방을 제시하고 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유럽인의 신장과 성장판에 맞춘 절대 신체지수, 유럽인의 삶에 근거한 각종 생활지식과 과학상식, 서구인의 위생관념과 여흥꺼리에 기준한 각종 매체와 광고. 그리고 GNP에 맞춘 국가 및 지역에 대한 순위 등 이 모든 것이 과연 선진화와 인류 행복의 지수일까? 이 기준에 의하면 제 3세계의 사람들은 당연히 비정상적이며 절대 영양이 결핍된 소인국 사람들이며, 사막, 오지, 밀림속의 생활환경에 반한 도시적 생활지도서인 교과서들은 그들이 살아가는데 전혀 쓸데없는 정보만 전달될 뿐이며, 작은 콧노래의 흥얼거림과 함께 하는 노동요, 마을사람들과 함께 하는 소박한 어깨동무, 강강수월래 춤들은 화려하고 격식을 갖춘 매체속 가수의 몸놀림과 비교되면서 점차 자신들의 그 행위들에 대한 부끄러움만 야기 시킬 뿐이며, 결국 이 모든 것으로 인한 자기파괴, 왜소함, 그리고 우울증과 스트레스로 인한 현대병만 야기 시키는 것은 아닐까?
GNP, 이 지수는 재화의 이동이 있어야 늘어난다. 집에서 만들어 먹던 빵을 돈을 주고 사는 행위가 이루어져야 지수에 포함될 수 있고, 도둑질을 당해 가구와 전자제품을 새로 구입하면 그 또한 지수가 올라가며, 무엇보다 가정주부로서 발생하는 모든 노력은 전혀 재화로 잡히지 않는 모순이 있다. 물론, 그렇다고 제 3세계의 공통적 특징인 영아사망률, 평균수명, 그리고 학습의 결여 등에 대한 문제를 “순수”란 단어로 슬쩍 포장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알래스카에서 오직 바다표범의 기름만 먹어도 비타민이 보충되고, 사막에서 양의 치즈만으로도 살아 갈 수 있는 지역의 특수성, 체질들에 대한 그 지역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토기에 담던 소금을 이제 화학비료 깡통에 넣어두고, 이미 사용이 제한된 각종 비료들을 퇴비대신 쓰는 것, 무엇보다 멀쩡히 연료로 사용하던 동물의 배설물을 버리고, 미끼처럼 갈수록 고가로 올라가고 있는 화석연료로 대체하고 있는 지금. 그들의 자생을 위해서는 누천년 동안 이어 온 그들의 과거를 미래로 다시 돌려놓아야 할 것이다.
국가도 민족도 없이, 소위 세계화라는 명문으로 기업만 살찌우게 하면서, 갈수록 인류를 이렇게 빈곤으로 몰아가고 있는 이 때에, 과연 제 3세계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은 무엇일까? 그 글로벌 기업들이 속한 지역에서는 건강을 위해 호밀빵을 비싼 값에 구입하고, 건강을 위해 헬스클럽에 많은 돈을 지불하고, 아토피를 피하기 위해 편백나무 집을 짓고 있는데, 어찌보면 라디크에서 아니 모든 제 3세계에서 전혀 재화의 이동 없이 자연스럽게 삶을 영위하던 이 모든 사례들을 목소리 높여 주창하고 있는 이 때에... 우린, 과연 어느 지표에 서 있는 가하고 자문을 한번 하게 되는 것, 그게 아마 “오래된 미래”가 주는 교훈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