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출간 10주년 리미티드 에디션)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3
루이스 캐롤 지음, 김양미 옮김, 김민지 그림 / 인디고(글담)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이번에 글담출판사의 출간 10주년 리미티드 에디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읽으면서 새삼 이 책의 진가를 알게 된 것 같다.

무엇보다도 매끄러운 번역의 힘이 크다고 생각한다.

 

 

앨리스! 너의 보드라운 손으로

이 이야기를 받아다

어린 시절의 꿈으로 엮은

신비한 추억의 보금자리에 놓아두렴.

머나먼 나라에서 꺽어 온

순례자의 시든 꽃다발 처럼.“(10주년 리미티드 에디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앨리스! 너의 부드러운 손으로

동심이 가득한 이 이야기를 가져가

추억의 신비로운 가닥 속에 놓아둘어라.

어린시절의 꿈들이 엮이어 있는 그 곳에.

멀고먼 나라에서 꺽어 온

순례자의 시든 꽃다발처럼“(예전에 읽은 책)”

 

집에 있는 다른 출판사의 책과 번역을 비교해 보았다. 루이스 캐럴의 이 소설은 언어적 유희가 유명한데 번역을 통해서 접하다 보면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물론 영어의 라임을 강조하기 위해 직역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나에게는 10주년 리미티드 에디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가 더 읽기 편했다.

 

가짜 거북과 그리핀과의 대화는 개그콘서트의 아재 개그를 보는 것 같다.

    

그럼 하루에 수업은 몇시간이나 했어요?”

앨리스가 화제를 바꾸려고 재빨리 물었다.

첫 날에는 열 시간, 다음 날엔 아홉 시간. 뭐 그런식이었지

가짜 거북이 대답했다.

정말 이상한 시간표네요!”

앨리스가 소리쳤다.

수업 일수가 매일 줄어드니까 수가 없어진다고 해서 '수업' 이라 부르는 거잖아

그리핀이 대꾸했다.

그건 앨리스로서는 아주 색다른 생각이었다.p158

 

 

이런 언어의 장난을 느낄 수 있어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정신 나간 이야기가 아니라 재미있는 이야기가 되는 것일 것이다.

 

인디고의 책은 일러스트가 예뻐서 좋아하는데 이번 10주년 리미티드 에디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삽화도 정말 맘에 들었다. 물론 원화가 너무 잘 알려져 있고,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그림도 많이 알려져 있지만 이 책의 그림도 참 좋다. 10주년 리미티디 에디션이라 기존의 책보다 판형이 커졌는데 나는 인디고의 책들을 나란히 책장에 꼿아 놓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사이즈가 달라져서 약간 아쉬웠다.

 

 

앨리스의 이상한 나라에서의 모험은 앨리스의 꿈이였음이 밝혀진다. 그리고 이상한 나라의 이상한 등장인물들의 정체도 앨리스의 언니에 의해 드러난다.

 

“ ...달그락거리는 찻잔 소리는 양의 목에 매달린 방울이 딸랑이는 소리로 바뀔 테고,

여왕의 고함 소리는 양치기 소년의 목소리로 바뀔 터였다.

아기의 재채기, 그리핀의 새된소리와 다른 이싱한 소리들은(언니가 알기로) 분주한 농장의 소음으로 변하고, 멀리서 들는 소 울음소리는 가짜 거북의 서글픈 흐느낌을 대신할 것이다.“

 

다소 지루한 현실에서 한번쯤 이상한 나라로의 여행은 즐거울 것 같다. 아쉬운 건 지금 나의 주변에 가짜 거북의 서글픈 흐느낌을 대신할 소 라든지, 양이나 양치기소년의 소리를 듣기 어렵다는 것이다. 나의 이상한 나라는 앨리스의 이상한 나라와 사뭇 다를 꺼라는 생각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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