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테라오 겐의 어머니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최선을 다했다.
특히 식견을 넓혀주려 노력한 어머니의 노력이,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다.
현실과 타협하려는 아버지의 가르침만 받아왔다면 과연 테라오 겐은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을까?
살아오면서 내가 느낀 가장 중요한 것은, 식견을 넓히는 일이었다.
지방토박이었던 내가 서울로 올라오면서 시야가 넓어졌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며 앎의 범위가 조금 넓어졌더라도
결국 나는 우물 안의 개구리였다.
지금까지 해외에는 한 번도 나가보지 못한 내가,
외국이라면 미리 겁부터 먹어버리는 내가,
20년 넘게 축적되어버린 고정된 삶의 테두리를 벗어난 순간, 두려움이라는 울타리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나 자신이 가장 원망스러우니까.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부터가 차이가 나는데
어떻게 같은 출발선 상에 섰다고 할 수 있을까.
아직 늦지 않았다고 생각하면서도, 이미 나보다 앞서가버린 주위 사람들을 보며
허탈함과 동시에 이대로 도태되어버릴 거란 두려움에 벌벌 떠는 내 자신과 테라오 겐의 삶의 태도는 180도 달랐다.
그 하나가 정말 부러웠다. 내 삶에서 의지는 사라진지 오래인데, 저 사람은 저렇게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열의를 다하여 살 수 있구나.
(이 것에 대해서는 어머니의 태도가 큰 영향을 주었을거라 생각한다.)
테라오 겐의 재능과 환경도 분명히 한 몫을 했을 것이다.
노래라는 재능, 무언가에 영감을 받아 설계 및 제작에 들어갈 수 있을만한 창의성,
어머니의 영향으로 식견을 넓히고 미리 영어라는 언어를 접할 수 있었던 환경까지.
그 무엇하나 제대로 된 게 없는, 애매한 재능이랄 것도 없는 내 자신과는 비교가 됐다.
다른 것보다도 어떠한 일에 쏟을 수 있는 열정과 집중력, 그 하나가 정말 부러웠다.
나는 언제쯤 내 의지를 찾을 수 있을까.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나를 움직일만한 동기도, 의지도 갖춰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나를 퍽 괴롭고 절망스럽게 만든다.
아무것도 안 하는 나를 조금이라도 움직이게 만들기 위해 서포터즈같은 활동을 하고있지만,
정말 딱 그 뿐이다. 그 이상으로 나아가질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