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어디에도 없었던 방법으로
테라오 겐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2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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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어디에도 없었던 방법으로>의 저자 테라오 겐은 

독자를 가르치려 들거나 꾸지람을 늘어놓진 않았다.

자기 성찰, 자기 반성. 자신의 삶 회고록과 비슷하다고 해야하나.

열심히 달려오다 잠시 멈춰 서서 지금까지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잠시 되돌아보고 숨을 고르는 시간을 가지는 것 같았다.

"인생의 중대사를 앞두고 우리가 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뻔뻔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것 뿐이다."

저자 테라오 겐의 인생은 순탄하지만 순탄하지 않았다.

순탄하다는 이야기는, 애초에 저자에게 좋은 조건과 재능이 갖춰져 있었다는 것이고

순탄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는 그 재능이 빛을 보기까지 꽤나 난관이 있었다는 것이다.

내가 보기엔 테라오 겐의 근성과 도전 정신은 결국 어머니가 이끌어 준 것이 아닐까. 싶다.

초등학생 때 이혼하여 따로 떨어져 살게 된 어머니가 평생의 삶에 있어서 얼마나 영향을 주었을거냐고?



"그래, 아무리 가난해도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 즐기면 되는 거야!"

"한 번 성공해보면, 다음에도 반드시 성공할거야!"

어머니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인생을 최대한 즐겨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이었다. 아이들의 식견을 넓히는 것은 어머니의 교육 신념 중 하나였다.

아이들에게 넓은 세상과 더 많은 경험을 선물하기 위해서라면 비용과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 가자, 어디에도 없었던 방법으로 中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테라오 겐의 어머니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최선을 다했다.

특히 식견을 넓혀주려 노력한 어머니의 노력이,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다.

현실과 타협하려는 아버지의 가르침만 받아왔다면 과연 테라오 겐은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을까?

살아오면서 내가 느낀 가장 중요한 것은, 식견을 넓히는 일이었다.

지방토박이었던 내가 서울로 올라오면서 시야가 넓어졌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며 앎의 범위가 조금 넓어졌더라도

결국 나는 우물 안의 개구리였다.

지금까지 해외에는 한 번도 나가보지 못한 내가,

외국이라면 미리 겁부터 먹어버리는 내가,

20년 넘게 축적되어버린 고정된 삶의 테두리를 벗어난 순간, 두려움이라는 울타리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나 자신이 가장 원망스러우니까.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부터가 차이가 나는데

어떻게 같은 출발선 상에 섰다고 할 수 있을까.

아직 늦지 않았다고 생각하면서도, 이미 나보다 앞서가버린 주위 사람들을 보며

허탈함과 동시에 이대로 도태되어버릴 거란 두려움에 벌벌 떠는 내 자신과 테라오 겐의 삶의 태도는 180도 달랐다.

그 하나가 정말 부러웠다. 내 삶에서 의지는 사라진지 오래인데, 저 사람은 저렇게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열의를 다하여 살 수 있구나.

(이 것에 대해서는 어머니의 태도가 큰 영향을 주었을거라 생각한다.)

테라오 겐의 재능과 환경도 분명히 한 몫을 했을 것이다.

노래라는 재능, 무언가에 영감을 받아 설계 및 제작에 들어갈 수 있을만한 창의성,

어머니의 영향으로 식견을 넓히고 미리 영어라는 언어를 접할 수 있었던 환경까지.

그 무엇하나 제대로 된 게 없는, 애매한 재능이랄 것도 없는 내 자신과는 비교가 됐다.

다른 것보다도 어떠한 일에 쏟을 수 있는 열정과 집중력, 그 하나가 정말 부러웠다.

나는 언제쯤 내 의지를 찾을 수 있을까.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나를 움직일만한 동기도, 의지도 갖춰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나를 퍽 괴롭고 절망스럽게 만든다.

아무것도 안 하는 나를 조금이라도 움직이게 만들기 위해 서포터즈같은 활동을 하고있지만,

정말 딱 그 뿐이다. 그 이상으로 나아가질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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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폭주족이었던 지난 과거, 남에게 함부로 대했던 인성 등에 대해서는 결코 좋게 보이지 않지만,

그가 삶을 살아가는 방식, 그 하나만큼은 조금 배워갈 점이 있지 않을까 .

다만,

테라오 겐의 아버지도, 테라오 겐 본인도,

자신이 함부로 대했던 주변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반성의 태도를 보여주었을까 하는 의문점은 남아있다.

* 출판사에서 리뷰를 목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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