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이문열이 천재임을 말해준다. 하지만 그 후 그의 노정에 대해서는 노코멘트. 나는 이 서평의 제목을 '소설 대 영화'로 붙였다. 여러분도 다 알겠지만 이 책은 영화화되어 더욱 성공한 작품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이 소설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컨닝하지 말라는 것일까. 엄석대 말 잘들으라는 것일까. 아님 한병태처럼 나약해지지 말라는 것일까. 그것은 다름 아닌 이 사회의 구조 비판일 게다. 사실 이 사회는 엄석대와 같은 사람이 이끌어 가고 있다. 그리고 사회의 권력들은, 엄석대를 두려워하고 감쌌던 학우들과 같이, 또 하나의 엄석대를 두둔하고 있는 것이다.그런 의미에서 소설의 결말은 영화의 그것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졸작이다. 이문열은 왜 엄석대를 처벌하고 말았을까. 그것은 그의 작가적 한계를 분명히 드러내는 것일 게다. 그 후 그는 여러 지면에서 작품의 결말에 대한 변명과 아쉬움을 토로한 모양이지만. 나는 오늘도 사회의 엄석대들에게 굽실거리며 살고 있다. 이것은 나의 한계일까, 사회구조의 한계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