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대의 증언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 MBC 느낌표 선정도서 ㅣ 소설로 그린 자화상 2
박완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1995년 12월

좋은 책을 말하는 기준은 여러가지가 있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애초에 그 책을 쓴 목적에 맞는 것일 거다. 그런 의미에서 박완서의 '그 많던...'은 좋은 책이다. 그는 자신이 살아온 시대를 증언하기 위해 이 책을 썼기 때문이다.

그가 언급한 시대는 일제시대, 한국전쟁 시기이다. 우리는 이 한권의 책을 읽음으로 해서 그 시대를 살아간 민중의 일상을 접할 수 있다. '혼불'을 읽으면 구한말 우리의 시대를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것과 같다고 할까.

언젠가 어느 수업시간에 한 교수가 자신이 살아온 시대를 얘기한 일이 있다. 그 때는 내가 이 책을 읽은 지 얼마 안된 때였다.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책의 내용과 결부되어 내겐 너무도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마치 내가 살아온 시대의 아픔을 듣는것과 같이...

우리에게 주어진 오늘은 그냥 온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살아준 덕분이었고 또 그것을 잊지 않고 전해주는 박완서같은 사람들의 덕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