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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바꾸는 탐구 습관
이민열 지음 / 미지북스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어떻게 하면 좀 더 효과적인 탐구생활을 이룰 수 있을지에 관한 방법론을 다루고 있지만, 그 효과는 탐구생활에 국한되지 않고 삶 전반에 이를 것이라고 감히 추측합니다.
이런 류의 책은 많이 봐왔습니다. 시간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법에 책이라든지, 좋은 습관을 개발하는 법에 관한 책이라든지, 보다 효율적인 공부법에 관한 책 등등이 있었습니다. 그 책들은 읽을 때는 당장 인생이 바뀔 것같은 두근거림을 선사했으나 막상 삶에서 적용하려고 들면 온갖 예상치 못한 복병들이 나타나 결국 책을 읽기 전과 크게 다를 것 없는 삶을 살곤 했습니다. 끊임없이 시간이 부족하다는 감각과 읽고 싶은 책을 다 읽을 수 없다는 절망감을 느껴야 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저 책을 읽지 못함을 아쉬워했고, 하고 싶던 일을 하면서 그 사이 내가 다른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게 됨을 걱정했습니다.
이 책은 헝클어져 있는 생각을 정리하여 삶의 질서를 바로 잡는데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마치 정리의 마법사 곤도 마리에가 방에 다녀온 듯 머리속이 깨끗해졌습니다. 이 책은 이전의 이런 류 책들과 달리 부분을 보다 전체를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고 있으며, 미리 어떤 복병이 생길것인지를 파악해 이에 대처하는 법도 이야기해줍니다. 디테일에 강합니다. 실적적입니다. 이 책을 읽고 몇 가지를 우선 적용해 보았는데, 이전보다 하루에 성취하는 일이 늘었고 무엇보다 전보다 하루를 살아가는 기분이 질적으로 개선되었습니다. 항상 시간에 쫓기고 있고, 원하는 것을 나는 못하고 있으며, 하기로 한 일을 다 못한 형편없는 상태라는 느낌으로부터 말입니다.
하지만 사실 책을 읽으면서 뚝배기가 한번 부스러지기도 했습니다. 내가 나를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었다는 것을 책을 따라 계획을 세워보면서 알게되었습니다. 내 기대보다 나는 많은 것을 할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그리고 보다 현실적으로 계획을 세우게 되었고(희망사항대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억지로 나를 통제하여 성취를 이루려는 불가능한 과욕에서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단순한 시간관리 스킬만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자신의 삶의 가치에 대해 돌아보게 합니다.
모든 부분이 좋았지만, 특히 '습관'에 관한 장은 그야말로 화룡점정으로 탐구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읽으면 다 도움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되는 장이었습니다. 사실 요즘 핫한 습관관련 서적인 웬디 우드의 '해빗'을 읽고 실천해보고자 했으나 슬프게도 실패하여 실의에 찬 상태였습니다. 아, 나는 또 실패했구나. 아는 것과 실천이 참 다르구나. 그런데 이 책은 해빗의 조언대로 하면 왜 습관형성을 하기가 힘든지 허점을 알려주고, 보완책도 알려줍니다. 훨씬 간결하고, 그래서 실천하기 좋은 방법으로 말입니다! 이것은 X꿀아닌가하고 허벅지를 치지 않을 수 없었고 마음속으로 눈물을 흘렸습니다. 해빗을 산 돈이 아까웠습니다...물론 습관에 관한 여러 이론적 부분 소개는 괜찮았습니다만 이미 알고 있던거라...
앞으로도 매일 조금씩 이 책의 내용을 실천할 생각입니다. 매일 조금씩 다시 읽을 것입니다. 문장과 내용전개 역시 아름다운 편이라 읽으면서 마음이 차분해지는 효과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신기합니다. 자기계발서들은 읽으면 당장 오만것을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열정과 두근거림을 불러일으키는데, 이 책은 마음을 차분하고 조용하게 만드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