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피
마에카와 유타카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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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epy [|kri:pi]
1. 오싹하게 하는, 으스스한
2. (섬뜩할 정도로) 기이한

   소설 제목 [크리피]는 몸에 벌레가 기어 다닐 때 피부로 느끼는 그 오싹함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한다. 제목이 가진 의미나 책표지를 보고 난 후에 시작되는 소설의 첫 문장은 솔직히 공포의 느낌이 크게 와 닿았다. 공포 소설이 아닐까 싶은 느낌이 강하게 다가왔다.

   " 어둠 속을 걸었다. 조용했다. 역에서 걸어서 약 15분. 스기나미 구의 전형적인 주택가다."

   이렇게 시작되는 문장에서 만나는, 자신이 잘 알고 있는 익숙한 동네에서 느끼는 어둠, 어떻게 보자면 초저녁을 조금 지났을 뿐이 밤 9시 무렵의 풍경에서 느끼는 공포감은 이 소설이 가진 공포와 맞닿아 있는지도 모른다.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의 어둠이 가져다주는 공포 그것은 소설 속에서 말하는 이웃에 대한 공포로 이어지는 문장이 아닐까 싶다.

   현대인의 생활을 이야기할 때 가장 크게 말해지는 부분 중에 이웃과의 교류에 대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분명 옆집에 누군가가 사는 것은 같은데 그들이 누구인지 잘 알지 못하며 깊이 알 이유가 없다고 느끼게 되며 사생활을 보호받고 싶은 만큼 침해를 해서도 안된다고 여기게 된 것이 요즘의 삶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우리는 철저하게 옆집의 삶을 나의 삶과 분리시키려고 애쓰며 살아가는 그런 현대인일지도 모르겠다.

   소설이 던지는 이야기는 쉽게 우리가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 있다. 소설을 읽으며 영화 '써머스비'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전쟁에 참여했던 남편 써머스비가 전쟁이 끝난 후에도 고향으로 돌아오지 않자 마을 사람들은 모두가 써머스비가 죽었다고 생각했다. 몇 년이 지난 후 자칭 스스로를 써머스비라고 부르는 남자가 나타나는데, 모두가 긴가민가한다. 어딘가 달리진 그의 행동들 때문에 ... 하지만 소설 속에서 보이는 모습에는 더 많은 심리학적인 부분이 담겨 있고, 공포가 스며들어 있다.

   소설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이 소설이 지닌 공포감은 사실 벽을 하나로 붙어살고 있는 이웃들에게서 느껴지는 공포감이라 피부에 와 닿는 것들이 강렬하게 소름 끼친다. 하지만 처음 시작과는 달리 후반으로 갈수록 소설은 힘을 잃는 느낌이라고 할까? 스스로 자기변명을 한다고 할까? 범죄에 대한 설명은 단순하게 느껴질 정도로 가벼운 심리학적 설명으로 넘어가버리곤 한다. 그렇다 사람들은 그런 심리가 있다고 하면서 ...

   미스터리 소설의 마니아급은 아닌 나는 확실히 이러한 종류의 소설보다는 사건 해결을 통해서 느껴지는 권선징악일 수도 있을, 그리고 내가 감정이입을 한 인물이 어떤 결과물을 보여줄 때 느끼는 성취감에서 더 큰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 싶다.

   분명 소설은 빠른 시간에 빠져들게 만들어주긴 했지만, 뒷이야기로 갈수록 맥빠지는 듯한 느낌과 유명한 범죄심리학 교수 다카쿠라에게 빠져들 만큼의 매력을 느끼진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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