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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상실 - 좋은 일자리라는 거짓말 ㅣ 전환 시리즈 2
어밀리아 호건 지음, 박다솜 옮김 / 이콘 / 2023년 4월
평점 :

요즘 노동에 대한 이슈가 가장 뜨겁다. 정부의 노동조합에 대한 강경한 자세와 더불어 고용노동부의 주 69시간 근무 관련 법 개정 논의, 그리고 곧 이루어질 최저임금 심의 결과 등 당분간 노동에 대한 관심은 꺼지지 않을 듯 싶다.
주 근로시간 69시간 논의의 진의가 무엇이든, 그 논쟁을 떠나서 어쨋든 사람들의 여론이 이렇듯 크게 요동치는 이유는 근로자들에게 근로시간이라는 것이 가져오는 무게 때문일 것이다. 주 40시간 상용직 근로형태를 가장 일반적인 근로형태라고 한다면, 보통의 근로자들에게는 이미 하루 8시간, 주 40시간의 근무시간이 내 하루의 대부분을 직장에서 보내게끔 하는 시간으로 느끼게 만든다. 그 배경과 상황 등은 다 접어두고, 근로자가 현재 체감하는 근로시간 속에서도 이미 충분히 다른 무엇도 하지 못하고 일만 하는 것으로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 어떠했든, 실제로 어떠하든, 그렇게 느낀다는 것이 중요하다. 노동이라는 것은, 삶이라는 것은 절대 가볍지 않으니까.
이 책은 영국을 배경으로 쓰여졌는데, 우리보다 근로조건과 환경이 월등한 그들이 그들의 상황을 굉장히 비관적으로 바라본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물론, 우리의 상황 역시 다른 어딘가의 누군가에게는 흥미로울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이든 항상 상대적인 것이니까 말이다.
책은 각 주제에 대한 여러 철학자들의 사상과 노동운동의 역사를 천천히 풀어나가는 방식으로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전달한다.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 무거운 주제를 가능한 우리에게 익숙한 예시와 함께 다양하게 제시하여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특히, 노동에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메모장이나 인덱스 등을 필히 구비하고 읽어야 할 것 같다. 후에 인용하거나 곱씹을 내용들이 그야말로 가득차서 넘쳐나는 아주 영양가 높은 책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느낀 점을 쓴 글입니다>
#노동의상실 #어밀리아호건 #이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