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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의 미치광이 펭귄클래식 54
로베르토 아를트 지음, 엄지영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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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에서 소외란, 인간이, 인간이 만든 어떠한 것, 제도나 종교 혹은 화폐에 지배당하는 것을 뜻한다. 사람들은 왜곡되고 자기편의적인 합리주의에 지도계층에 의해 전쟁을 겪었고, 삶에서 여러 문제로 소외 당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이러한 문제는 현대까지도 이어졌다. 전쟁으로 소외를 겪은 사람들은 소설을 비롯한 여러 매체를 통해 삶으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을 보여주려 하였다.

이러한 매체 중 전쟁을 겪지않은 세대인 우리 주변에서, 보전되거나 번역되어 쉽게 찾아 볼 수 있는건 주로 소설이다. 대표적으로 삶으로부터 소외당한 인간을 보여주는 소설은 이방인, 오발탄 그리고 로베르트 아를트의 7인의 미치광이가 있다.

이방인은 전통윤리에 의해 사회로부터 소외된 사람인 뫼르소가 살해 행위를 통해 주체적으로 어떠한 것에도 지배당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가는 것을 서술하는 소설이다.

오발탄은 철호와 주변인들이 여러 가지 삶을 힘들게 하는 이유로 상황에 휩쓸려 사회로부터 소외당하는 것을 서술한 소설이다.

그러나 뫼르소처럼 범죄를 저지른다 하여 오발탄마냥 소외된 자들이 소외를 벗어날 수 있는가? 로베르토 아를트는 7인의 미치광이를 통해 그럴 수 없음을 보여준다.

에르도사인은 그의 아버지가 저지른 학대의 영향으로, 망상과 전통윤리에 의존하여 자신의 삶으로부터 소외된다. 그래서 타인과의 관계에서 상대와의 교류를 할 수 없다, 그가 할 수 있는 교류는, 오로지 자신에게 결핍된 또는 필요한 무언가를 메운 망상으로 다가가기 위한 일방적인 교류다. 그래서 그는 서로를 위해 양보하고 희생했다는 사실을 깨우치지 못하고 자신이 아내를 위해서 희생했던 것만을 기억한다. 에드로사인은 돈이 필요해 법률선을 넘은 철호의 동생 영호와 마찬가지로, 결핍된 생활을 개선하기 위해 회사의 돈을 횡령하여도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 하지만 누군가의 고발에 의해, 자신이 만들어낸 돈의 결핍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사람에게 찾아가지만 박대를 당한다. 마지막으로 찾아간 자칭 위대한 거짓말쟁이인 점성술사 의 동료 ‘기둥서방’에게 돈을 빌려 해결한다. 그러나 횡령문제를 해결하자, 일방적인 교류를 견디지 못한 아내는 다른 동반자를 찾고 떠난다는 것을 선언한다. 슬픔과 허무에 매몰된 그는, 범죄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려 하고 소외상태로부터 벗어나려한다.

그러나 소외에서 벗어나 니체가 주장한 초인처럼, 어떤 것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여 행동하는 사람처럼 나아가는, 뫼르소의 사유만을 의도적으로 보여주는 이방인과 달리, 소외상태에서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한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거짓말과 같은, 다른 무언가에 의존하며 것을 보여준다. 작가는 이를 점성술사가 모은 조직 에서 점성술사의 말을 통해 드러낸다.

『“무신론은 소수의 엘리트 계층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오. 길거리에서 방황하는 저 어중이 떠중이들을 위해서 우린 행복이란 요리를 만들어 상에 내놓기만 하면 돼. 그러면 저들은 짐승처럼 몰려들어 게걸스레 먹어치우겠지.”』

『“시대를 막론하고 인간은 '뭔가를 믿으려 하고, 또 믿어야 살 수 있다'는 거요. 우리 인간에게 그건 음식처럼 절대적으로 필요한 거요.”』

『“우리가 흔히 광기라고 하는 건 다른 사람들이 낯설어하는 새로운 생각일 뿐이죠. 우리 생각이나 행동이 미친 것처럼 보이든 아니든, 그건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정말로 중요한 건 우리의 행동으로부터 삶의 새로운 활력과 에너지를 얻어야 한다는 거죠. 바로 거기에 구원이 있는 겁니다.”』

에르도사인은 이러한 점성술사의 말들에 긍정하며, 그가 에스필라 가족에게 부여한, 구리장미를 양산하면 돈을 벌 수 있다라는 환상을 보면서 슬퍼하지만, 자신 또한 자신을 고발한 바르수트를 죽일 것이라는 생각에 존재확인을 할 수 있다는 상상에 매달린다. 그리고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자신에게 부여한 환상에 속박당한 것이다. 즉 이방인이 보여주는 초인과 같은 사람은 믿고 싶은 거짓말에 불과한 것임을, 7인의 미치광이는 점성술사와 에르도사인과 에르도사인이 만난 사람들의 대화와 행동으로 보여준다.

그렇다면 이러한 소외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제일 좋은 것은 인간이 소외받지 않기 위한 환경을 조성해야한다. 근현대의 사회에서는 대부분 돈에 의해 소외를 겪는다. 즉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닌 자기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자신이 일한 노동의 대가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한다. 다만 한정된 자원과 자신들만을 위한 지도부의 독재문제를 해결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이념을 가졌던 대부분의 사회주의는 실패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기술의 발달 이전에는 시도할 수 없다.

그러므로 차선책으로 시민 전반에게 끊임없이 자신의 명제를 반증하고 믿음을 수정하는 과학적 사고를 교육할 필요가 있다. 이런 교육은 최소한 자신이 믿는 거짓말에 지배당하기 쉽지 않게 하는 효과가 있다. 혹자는 이러한 교육이 자칫 뫼르소와 같은 사람이 탄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무의미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뫼르소는 자신의 명제를 반증하지 않았다. 그저 사회의 무조건적인 명제에서 벗어나 자신이 만든 무조건적인 명제에 빠져들었을 뿐이다.

이미 우리는 과학적 사고에 의해 믿음에 지배당하지 않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다. 실험으로 천동설의 믿음을 깨트렸던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오가 있었고, 진화론를 정립한 다윈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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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구하기 - 삶을 마냥 흘려보내고 있는 무기력한 방관주의자를 위한 개입의 기술
개리 비숍 지음, 이지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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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살다보면 나쁜 일을 겪는다. 비오는 날 하필 차가 물을 튀겨 중요한 서류를 젖게 만드는 일도 있고, 하필 지각하면 안 되는 날의 아침에 바퀴가 펑크나는 일도 있다. 이러한 일들의 경중에 따라서 삶을 포기하거나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만화 킬링조크의 등장인물인 조커는 이러한 사람들을 극단적으로 대변하는 존재다. 조커의 배경 설정은 화학 공장에서 일하던 엔지니어였지만 꿈이었던 코미디언이 되기 위해 직장도 그만 두고 코미디에 도전한다. 그러나 계속 고배를 마시고 돈이 없는 때, 임신한 아내 때문에 괴로워하던 중, 절도범들이 옛 직장을 털자고 꾀어낸다. 계획이 진행되는 도중, 아내가 아기 젖병을 데우던 중 감전사고로 죽는다. 자신의 안식처를 잃은 조커는 모든 걸 포기하고 갱들과 절도를 시도하던 중에 경비원에게 발각 당한다. 이후 갱들에게 배신당해 쫓기던 중에 조커의 반대적 인물을 상징하는 배트맨이 난입한다. 조커는 배트맨을 만나 겁먹고 도망치다가 운이 없게도 화학약품에 빠진 뒤 흉칙한 몰골이 되었고 강력범죄자가 되었다고 묘사된다. 조커의 반대적 인물을 상징하는 배트맨은 너도 나처럼 나쁜 일을 겪었기 때문에 활동하는 것일 텐데 어째서 반대되는 행동을 하는지 묻는다. 과거에 나쁜 일을 겪었는데 자신의 삶을 희극처럼 만들지 않는지 물은 것이다.


이 책, 내 인생 구하기는 만화 킬링조크의 등장인물인 조커와 같은 내면을 가진 사람들, 즉 나쁜 일을 겪고 자기 자신을 내던지고, 포기하는 사람들을 위해 저자가 작성하였다. 저자는 서문에 비빌 언덕도, 희망도 없는 사람들, 좌절하고 패배한 이들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당신도 과거에 관심을 갖지 마세요. 라고 독자에게 전한다. 내면의 사고방식을 독자들이 고칠 수 있도록 저자는 삶을 내던지는 독자들의 사고방식이 어떻게 잘못된 것인지 설명하고, 다르게 생각하도록 유도한다.

저자는 독자들의 사고방식을 순차적으로 바꾸기 위해, 1장에서는 왜 이 책이 필요한지 설명한다. 2장에서는 내면의 사고방식이 만들어 놓은 덫에 대해 설명해준다. 3장과 4장은 주어진 환경에 대한 사고방식에 대해 말한다. 5,6,7장에서는 대인관계에 대한 사고방식에 대해 말한다. 8,9장에서는 스스로의 삶에 관한 사고방식에 대해 말한다. 10장에서는 자신이 되고 싶은 것을 명확하게 바라보고, 그것을 이루는 계획을 합리화 없이 설계하고, 실행을 하라고 말한다.


이렇게 저자가 열심히 설명을 했지만, 저자가 바라는 책의 효용은, 대상 독자에게 발휘되지 않을 확률이 높다. 왜냐하면 좌절한 사람들이라고 저자가 말한 사항을 모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저자가 말한 것들은, 사실 삶을 살아가는 좌절한 사람을 포함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고 있다. 다만 스스로에게 이미 합리화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은, 눈을 돌리고 실행하지 않을 뿐이다. 이러한 사고방식을 깨트리는 사람은 이미 이 책이 없어도 저자가 말한 나의 인생을 구하는 방법을 실현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사춘기의 청소년들에게 적합하다. 삶의 경험이 비교적 짧고, 감정이 격렬하게 변화하여,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볼 기회가 적기 때문에, 저자가 바라는 책의 효용이 제일 발휘될 확률이 높은 집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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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클리벤의 금화 1
신서로 지음 / 황금가지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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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또는 식물을 키우다보면, 같은 종이라도 주변의 환경과, 키우는 사람의 실력에 따라 다른 성장을 하게 된다. 이와 같이 피어클리벤의 금화는 비슷한 설정을 사용하면서도 작가의 역량으로 인해 기존과는 다른 싹을 틔웠다.

 

기존 한국 판타지 소설 대부분은 톨킨 소설에서 설정을 차용하며, 주인공이 비범한 영웅이 되는 이야기 흐름을 공장처럼 몇 가지의 틀을 가지고 전개되었다. 그러나 피어클리벤의 금화는 톨킨 소설에서 설정을 차용하되 몇 가지 다른 특징을 두어 다른 독창적인 전개를 보인다.

 

용은 기존 소설들과 설정이 비슷하고, 류그나는 기존 소설들의 엘프와 비슷한 신체적 특징을 가지지만 나무에 신앙을 가진 토테미즘 부족사회로 설정하였다. 고블린은 기존 소설에서는 지능이 낮은 인간형 괴수였다면, 이 소설에서는 인간과는 모습이 다른 원시사냥부족사회에 가까운 묘사를 하였다. 그리고 기존의 소설들이 주인공의 비범함과 영웅다움, 성장을 보여주기 위해 사회 배경과 구조에 대한 묘사가 무시되거나 개연적이지 않은 반면, 피어클리벤의 금화는 개연적인 상황 변화와 납득 가능한 각각 사회의 움직임을 보여준다.

 

피어클리벤의 금화 같이 경제와 사회에 대한 사고는 한국 판타지에서 시린의 영주라는 소설에서 밖에 보지 못했는데, 풍자와 해학에 치중하였던 시린의 영주에서는 볼 수 없는, 보다 깊은 고찰을 피어클리벤의 금화에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시린의 영주가 당면한 경제적, 정치적 문제를 우연에 기반한 해학적인 전개를 보인다면 피어클리벤의 금화는 피어클리벤이라는 가난하고 작은 영토에서 용이라는 핵과 같은 전략적인 무기를 우연히 가지게 되면서, 그것을 알게된 주변의 타종족과 타국가의 경제적, 사회적 위협에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대한 전개를 보인다.

다만 많은 판타지 소설작가들의 아쉬운 점이 피어클리벤의 금화에서도 나타난다. 상황을 빠르게 보여주느라 세세한 시각적인 묘사가 상대적으로 약하다. 이 점은 설정을 보여 줄 필요가 없는 일반소설과 달리, 판타지 소설은 이야기 초반인 1권에 설정과 상황을 보여주기 바쁘므로, 판타지 소설을 즐기지 않았던 독자들이 이해해주길 바란다. , 소설에서 중요한 점 중 하나인 독자의 연상을 돕기 위해, 이야기를 진행해가면서 시각적인 묘사가 더 세세해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

 

나의 추측으로는 용과 마법과 같은 요소 때문에, 차후에는 현대와 중세의 경제적, 군사적 ,사회적 요소가 합쳐진 전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중세시대의 역사를 꿰고 있는 독자는 읽으면 어색함을 많이 느낄 것이다. 이러한 점을 어떠한 매력으로 채워 열매를 맺을지 기대되는 소설이다. 후속권이 나온다면 당장 서점으로 가도 아깝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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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인을 위한 미래 인문학 - 새로운 세대를 위한 지적 탐험
윤석만 지음 / 을유문화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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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려는 지금, 그 일부로서 완전 자율주행차를 목표로 상용화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자율주행차란 운전자가 차량을 직접 제어하지 않아도 도로교통 상황을 스스로 파악해 자동으로 주행하는 자동차를 의미한다. 운전자의 제어가 들어가지 않는 만큼, 즉 운전자가 주행 시, 발생하는 본인과 타자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의 소재에서 자유로운 만큼, 자율주행차의 행동지침에 대해 사고가 필연적으로 발생할 상황에서 어떠한 방향으로 행동을 설정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이 책 교양인을 위한 미래 인문학은 이렇게 미래에 나타날 확률이 높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론을 제시한다. 저자는 글들의 사이에 s.f 영화를 예시로 들어 일어날 확률이 높은 일을 상상하기 쉽게 해준다.

 

첫 번째 장 미래인문학이 새로운 세상에 질문하다는 로봇으로 인해 일어날 확률이 높은 제도와 문화의 변화를 설명하고 자칫하면 멸망할 수도 있는 부정적인 결과를 피하기 위해서 높은 윤리 의식을 가질 것을 경고한다.

 

두 번째 장 포스트 휴먼과 미래 인문학은 인간성을 언어와 사회라는 것을 생물학을 통해 설명하였다. 그러나 최첨단 기술로 인하여 인간의 특성인 언어로부터 멀어지고 새로운 자극을 찾는 경향이 늘어가고 있다고 판단, 그로 인해 사회성이 떨어진다고 경고한다.

 

세 번째 장 미래인문학으로 본 결정된 미래와 결정해야 할 미래는 이미 맞닥뜨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사회의 다운사이징과 인간성에 대한 고민, 국가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제시한다.

 

네 번째 장 기술혁명과 인문학의 발달은 과거 고대 문명들의 부흥을 가능케 했던 물질적 성장과 정신적 성숙을 설명한다. 문명이 물질적 성장에 걸맞지 않게 정신적 성숙을 할 수 없는 환경인 획일성을 강조하였을 경우 일어날 수 있는 일을 로마와 진나라의 비교를 통해 알 수 있게 해준다.

 

다섯 번째 장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는 여러 리더와 기업들의 창조적 파괴예시를 통해 네 번째 장에서 설명한 물질적 성장을 현대 사회를 기준으로 설명한다. 캡틴 아메리카와 구글 등의 예시를 통한 정신적 성숙, 즉 만물에 대한 협업정신과, 스스로 고민하고 결정하는 것을 준비해야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에필로그 보수와 진보를 위한 미래 인문학은 패러다임을 혁신하는 역할을 진보가, 과거의 효용성 있던 관습, 사상 등의 인문학 유산을 이용하여 혁신된 패러다임의 내실을 다지는 것을 보수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이를 위하여 상상할 수 있는 미래의 문제를 과거의 인문학을 통해 해결법을 찾아내는 미래 인문학을 제시한다. , 새로운 세상을 상상하여 패러다임을 혁신하고, 혁신된 패러다임의 허점을 과거의 인문학 유산으로 채우라고 말한다.

 

지금까지는 생물학의 분류 안에서 인간만이 가진 속성을 포함하는 생물을 인간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저자가 책에 서술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간성의 새로운 정의가 선결되어야 한다. 현대 사회는 인공지능과 로봇을 주축으로 기술 혁명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므로 제도와 문화의 변화도 인공지능과 로봇이 중심이 되어 일어날 확률이 높다. 정보 기술의 발달로 제도와 문화가 변화 된 것처럼 로봇과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이에 대비하기 위하여 사회 내에서 그들의 권리와 의무에 대하여 제도가 필요하다. 부모를 포함한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절대적인 억압과 통제의 권리를 가지지 않는다. 단순히 창조된 사물이 아닌, 권리와 의무를 지니며 도덕규범을 따르는 인격체이기 때문이다. 억압과 통제의 권리를 가지는 것은 오로지 사물을 소유하였을 때만 일어난다. 현재는 로봇이 사물의 영역에 속해 있지만, 미래에 로봇이 사물의 영역을 벗어나 인격체가 된다면, 인간이 로봇을 창조하였다고 해서 절대적인 억압과 통제의 권리를 가지고 있을 수 없다. 따라서 미래에 일어날 충돌을 최소화하면서 정신적 성숙을 이루려면 인공지능과 로봇에 대한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생물학적인 분류가 아닌 , 사물과 구분되는 인간성의 정의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인간성을 유전적 정보와 언어, 사회성이 아닌 무엇으로 새롭게 정의해야 사물과 인간을 구분할까? 도덕규범을 고민하고 따르는 것을 인간성으로 삼아야 한다. 사물은 그저 존재하는 물질을 뜻한다. 인간은 사회를 이룬다.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도덕규범이 필요조건이다. 도덕규범이 없는 사회는 성립하지 않는다. 따라서 그저 존재하는 물질과는 다르게 사회를 이루는 인간의 고유한 성질은 도덕규범이다. 다만 도덕규범은 동일하지 않고 각각의 사회가 따르는 이념마다 다르기 때문에 모든 사회에서 합의가 될 만한 도덕의 개념과 그에 따른 규범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사물과 구분되는 인간성을 정의하기 위해서는 먼저 모든 사회에서 합의 될 수 있는 해석이 모호하지 않은 각 도덕규범의 공통적인 개념을 탐구할 필요가 있다.

 

덕 윤리에서 도덕 개념은 사회에서 관습적으로 좋아하는 행동을 가리키는 명제이다. 주정주의 윤리이론에서의 도덕의 개념은 상호 관계관의 행동에서 쾌감을 야기하는 행동을 가리키는 명제이다. 공리주의에서의 도덕 개념은 상호간 쾌락을 생산하는 명제이다. 의무주의 윤리이론에서의 도덕 개념은 의무이다. 의무주의에서 말하는 의무란 보편성을 가진 자신의 법칙이다. 유가주의 윤리이론의 도덕의 개념은 의무이다. 유가주의에서 말하는 의무는 상호 간의 법칙이다. 도가주의 윤리이론의 도덕 개념 정의는 자연이다. 도가에서의 자연은 우주만물과 그 법칙을 통칭하는 단어이다. 이러한 개념들은 공동체에서, 구성원들끼리의 상호 합의를 거친, 구성원들에게 구속력을 가진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따라서 해석이 모호하지 않게 합의될 수 있는 도덕 개념은 공동체 내 구성원들끼리의 상호 합의를 거친, 구성원들에게 구속력을 가질 수 있는 모든 행동을 지시하는 명제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러므로 사물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인간성이란 공동체 내 구성원들끼리의 상호 합의를 거친, 구성원들에게 구속력을 가질 수 있는 모든 행동을 지시하는 명제를 고민하고 따르는 성질을 뜻한다.

 

이 책은 미래를 예측하고 그에 대한 방법론을 제시하므로 어떠한 집단을 이끄는 리더들에게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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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동물원
켄 리우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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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문학과 같은 장르문학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시간 때우기와 흥미 위주의 오락 소설이라고 받아들이어 진다. 물론 그들의 편견은 일정 부분 맞는 부분이 있다. 많은 양의 장르 문학 작품이 실적을 내야하는 편집자에 의해서든, 오락 소설 작가 본인의 돈벌이를 위해서든, 보다 쉽고 빠르게 결과를 낼 수 있는 것이 오락 소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켄 리우는 그러한 편견을 전면으로 부정하듯, 환상문학의 특징인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수법을 이야기에 대입하여 장르문학 또한 문학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소설가이다.
종이 동물원은 표제작인 종이 동물원을 비롯하여 천생연분, 시뮬라크럼 ,역사에 종지부를 찍은 사람들 등의 14개의 중·단편으로 이루어진 소설모음집으로 과거, 미래, 현재에 관한 다양한 주제와 이야기를 다룬다.

그 중 종이 동물원은 이 책의 단편모음 내에서 몇 가지 기호를 통해 보여주는 과거, 현재, 미래에 관한 작가의 생각을 모두 내포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동시에 주인공인 잭은 결혼중개회사를 통해 만난 홍콩여성과 미국남성 사이의 혼혈이다. 그의 어린 시절은 어머니의 요술로 움직이는 종이 동물 장난감들로 즐겁게 보낸다. 어머니의 중국 문화를 거부감 없이 향유한다. 그러나 성장하여 학교의 친구와 놀 때, 미국 기술로 만들어진 외견이 좋은 장난감과 비교당한다. 끝내 인종차별적인 언어를 사용한 친구와 다투게 된다. 그 결과 학교에서 불리한 세력에 놓이게 되고, 어머니가 중국어를 사용하면 대화를 거부할 정도로 어머니의 모든 문화를 거부하게 된다. 어머니는 영어를 사용하지 못해 대화가 단절되고, 잭은 미국의 문화만을 잇게 된다. 시간이 지나 어머니의 사망 이후 어머니가 유언으로 언급했던 종이 장난감들을 다시 꺼내고 종이 장난감 속의 어머니의 편지를 발견한다. 그것을 중국인의 도움을 통해 내용을 확인하게 된다. 사랑 애자를 계속 적어 이때까지 거부했던 어머니를 받아들인다. 편지가 적힌 종이 장난감을 다시 접어 함께 집을 향해 걸으며 단편은 끝이 난다.
 
종이호랑이에서 어머니의 문화를 대표하는 종이 장난감들은 기존문화를 상징하는 기호이자 과거를 상징한다. 미국 장난감은 신문화를 상징하는 기호이다. 잭이 어머니를 거부하는 것은 기존문화를 거부하고 매력적인 신문화를 받아들이는 현재의 청년들을 상징하는 기호이다. 이때까지 거부했던 기존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은 , 기존문화는 신문화를 받아들이며 잘라내어야 할 것이 아니며, 자신을 이루는 것이며, 신문화와 함께 가야할 것을 상징한다.
 
혹자는 전통문화를 비롯한 기존문화는 완전히 무가치하다고 여길지도 모른다. 그러나 개인주의로 대표되는 신문화는 사회 구성원에게 간섭하지 않는 반면 누군가가 위험에 처했을 때 잘 돕지 않는 경향이 있다. 개인이 해결해야 할문제로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동체주의인 기존문화는 위험에 처한 사람을 비교적 잘 돕는 반면 사회 구성원에게 간섭하는 경향이 있다. 이 두 문화를 함께 받아들인 사람은 사회 구성원에 간섭하지 않으면서도 위험에 처한 사람을 돕는다. 그러므로 기존문화는 무가치하지 않다. 따라서 그런 사람들은 잭처럼 기존문화와 신문화를 함께 받아들이고 걸어갈 것을 제안한다.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선택으로 인해 내적 갈등이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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