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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네카의 말 - 주체적이고 행복한 삶을 위한 철학 에세이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지음 / 메이트북스 / 2022년 7월
평점 :
품절
세네카의 말(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_메이트북스
세네카의 진심 어린 충고, 그리고 행복한 삶을 위한 노력
최근 고전을 읽다가 스토아학파에 관심이 생겼다. 중학교 세계사 시간에 스토아학파가 쪽지시험에 나왔던 적이 있는데 그때 스토아학파라는 답이 틀려서 성인이 된 지금도, 스토아학파 얘기만 나오면 관심이 생긴다.
“모두가 행복하게 살기를 원하지만, 정작 행복한 삶이 무엇에 달렸는가를 고민하는 데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못한다.”
세네카는 스토아학파의 철학자답게 미덕을 추구하며 자연의 섭리에 맞추어 살다 보면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언제 어디서든 그동안 누렸던 건강과 안락함을 감사히 여기고 지금 닥친 고난을 이겨낸 후에 언젠가 다시 행복해질 수 있다는 믿음으로 살아간다면, 당장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다가도 다시 한 번 일어설 수 있을 것이다.(p.9)
대학생 때 ‘행복한 삶과 진리’라는 과목을 교양으로 들은 적이 있었다. 정말 우리 모두 행복하게 살기 원하지만, 정작 그 행복한 삶이 무엇에 달렸는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다. 이미 우리는 충분히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것, 더 높은 자리, 더 풍요로운 음식’ 등을 추구하며 영원히 살 것처럼 앞 만보기에 진정한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세네카의 말들을 가슴에 새기며 다시 한 번 지난날들을 되돌아보게 된다.
9) 자기 인생을 왜 쉽게 남의 손에 내어주는가? -p.35
아무리 푼돈이라도 남에게는 인색한 사람들이 정작 자기 인생은 아낌없이 내어준 것이다. 재산을 나눌 때는 구두쇠처럼 굴면서 타인에게 시간을 낭비하는 것에는 너그럽기 한이 없다. 오히려 시간을 지키기 위해 탐욕스러워야 마땅한 일인데도 말이다.
이 장을 읽을 때 나도 모르게 뜨끔했다. 마치 내 앞에서 날 보고 꾸지람을 하는 것 같았다. 단돈 몇 푼에 불과한 푼돈에 내 소중한 시간, 값비싼 시간을 낭비한 적이 꽤나 많기 때문이다. 시간을 값으로 헤아린다면 얼마나 될까? 예전에 다니던 회사 부장님이 말씀하신 적이 있다. 젊음과 맞바꿀 수 있다면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부와 바꾸고 싶다고.. 그때는 갑자기 무슨 소리시지? 했었는데 조금 나이든 지금, 부장님의 말뜻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세네카는 말한다. 인생이 짧은게 아니라, 우리는 너무나 소중한 시간을 낭비한다고.. 나도 그동안 너무 내 시간과 인생을 낭비한 것 같다. 앞으로의 인생이 얼마나 더 남았는지 가늠할 수 없지만 앞으로 후회 없이 알차게 시간을 써야겠다.
20) 배움에는 평생이 걸린다. –p.48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제대로 배우려면 평생이 걸린다. 더욱 놀라운 것은 어떻게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지 배우는데도 평생이 걸린다는 사실이다.
세네카가 맞았다. 나는 대학을 졸업하면 더 이상 공부는 끝일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회사에 입사하기 전 취업준비생일 때, 그리고 회사에 입사하여 신입사원일 때, 그리고 회사에 다니면서도 백세시대를 준비하는 지금.. 우리는 끊임없이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이고 익숙해지고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 배움을 멈추지 않는다. 배움을 멈추면 도태된다는 말은 끊임없이 듣는다. 하지만 정작 그 모든 배움 속에서도 중요한 것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와 어떻게 죽음을 맞이해야하는지’다. 결국 우리는 잠시 이 세상에 머물다 가는 것이기 때문에, 그동안, 이 곳에 머무는 동안 더 편안하고 평화롭게, 그리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가 아닐까. 그러기 위해선 반드시 해야만 하고, 가슴에 새기고 살아가야할 질문이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그리고 “어떻게 죽음을 맞이해야할까?”
55) 인내는 용기와 습관을 알려준다. -p.91
어떤 종류의 삶을 선택하든 힘든 일을 가볍게 여기고 증오하지 않는다면 언제라도 즐거움과 여유, 그리고 기쁨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어릴 때부터 나의 단점이라고 꼽아온 것.. 바로 인내였다. 난 인내심이 참 부족한 사람이다. 고치려고 노력해보고 배우려고 시도해 보아도 쉽게 되지 않는다. 하지만 저렇게 단순하게 한 문장으로 요약되는 것을 보면서 항상 저 문장 자체를 가슴 속에 새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든 일은 가볍게 여기고 증오하지 않는다면 언제라도 즐거움과 여유, 그리고 기쁨을 발견할 수 있을 것’ 바로 이 문장에 답이 들어있다.
60)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노력이 평온함을 만든다. -p.96
우리는 정의와 온화함, 그리고 친절함, 부드러움과 자애로운 선의의 손을 빌려 더 나은 미래를 맞이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한다면 불안함을 누르고 더 평온한 마음으로 버틸 수 있을 것이다.
62) 모든 것은 잠시 빌려 쓰는 것일 뿐. -p.100
현인은 자신감으로 가득 차서 운명의 여신을 마주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으며 결코 물러서지 않는다.
현인은 자신이 가진 재산과 소유물, 그리고 사회적 지위뿐만 아니라 본인의 몸과 눈, 손, 그리고 스스로를 특별하게 만드는 모든 것, 그 자신까지도 언제든 사라질 수 있는 것이라 여긴다.
현인은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잠시 빌려 쓰는 것이라 생각하고 언제든 불만 없이 내려놓을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
내가 좋아하는 말이다. 어디선가 들은 문구이다. 아마 세네카의 스토아 철학에서 모티브를 얻은 내용 아닐까. 정말 맞는 말이다. 나라는 사람은 지구라는 세상에 잠시 머물다 가는 것이며, 태어나고 죽고, 그리고 그런 과정에서 누리는 모든 것들 역시 잠시 빌리는 것일 뿐. 영원히 소유할 수 없고, 가져갈 수 없다. 그래서 잠시 빌리는 것이니, 언제라도 운명의 여신이 이 모든 것을 가져간다고 해서 불평할 수 없고 실망할 수 없다. 이 모든 건 한 순간에 갑자기 사라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한시적인 것들뿐이니. 우리도 항상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73) 스스로를 불운에 내맡기지 마라. -p.111
운명의 여신이 언제 울고 웃을지 모르는 인생을 살아간다면, 우리에게 닥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헤아려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스스로를 불운에 내맡기는 꼴이다. 그 강력한 불운의 힘을 꺾으려면 미래를 내다볼 수 있어야 한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