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속세균에 대한 17가지 질문 - 치과의사가 쓰고 치과위생사가 그린
김혜성 지음, 신지원 그림 / 파라사이언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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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속 세균에 대한 17가지 질문(김혜성)_파라사이언스

 

난 지금도 치아 안쪽에 유지 장치를 끼고 있다. 어릴 때부터 덧니가 있었던지라, 성인이 되고나서 교정을 제일 먼저 했다. 엄마는 토끼 같은 덧니가 귀엽다고 했지만, 나한테는 콤플렉스였던지라 어른이 되자마자 교정부터 빨리 하고 싶었다. 하지만 어릴 때 꿈꿔오던 교정에 대한 환상은 교정을 시작하고부터 고난의 연속이었다. 발치를 4개나 하고, 교정기를 장착하고 난 후로는 음식물을 먹을 때마다 신경이 쓰이고 바로바로 양치질을 해야 했다. 교정기가 변색될까 두려웠고, 교정기 사이에 음식물이 끼는 것이 불편했다. 그냥 먹는 것 자체가 불편하고 귀찮았다. 그래도 교정 때문에 한 달에 한 번씩은 꼭 치과를 가야했다. 어릴 땐 치과라는 단어만 들어도 등골이 오싹해졌는데 그래도 교정으로 치과에 자주 가서인지 지금은 치과가 익숙하다. 그리고 6개월마다 스케일링도 꾸준하게 받는다. 하지만 난 여전히 칫솔질을 참 못한다. 교정을 하면서 교정기 때문에 칫솔질이 잘 안되었는지 충치치료도 참 자주 받았다(단순히 교정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어릴 때부터 양치질을 싫어했다..). 그러다보니 삶의 질이 확 떨어지게 되고 그동안 간과했던 구강 관리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에도 관심이 생겼다. 입안에는 이름도 모를 수많은 세균들이 살텐데, 어떻게 하면 구강관리를 잘해서 어쩌다 한번 치과에 가도 큰 문제없이 정기검진을 끝낼 수 있을까 궁금해졌다. 그리고 몰랐던 사실들에 놀라웠다. 쉽게 접할 수 없던 내용을 치과의사 선생님이 풀어쓰고, 치과위생사가 그린 만화로 쉽게 접할 수 있었다.

 

특히나 입속세균과 치매가 관련이 있다는 주제가 몹시 흥미로웠다.

 

요양병원에서 오시는 분들의 입안을 보면 많이 아쉽습니다. 병원에서 가장 하기 쉬운 약으로만 대처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많이 들거든요. 만약 얼굴 아래가 퉁퉁 붓는다면 원인을 찾아 없애주거나 가능한 염증을 낮추기 위해 주위를 깨끗이 소독하는 것이 기본인데, 그런 기본적인 것보다는 쉽게 항생제나 소염제만 처방해서 염증을 낮추려는 느낌이라는 거죠(p.81)

 

생각해보면 우리나라는 가벼운 감기조차 너무 쉽게 약 처방, 그것도 수많은 종류의 알약들을 처방하는 것 같다. 치매 혹은 인지기능장애의 원인이 되는 것들은 너무나 많아서 특정 원인을 집어내기 어렵고, 다만 그런 증상들을 늦추고 완화하기 위한 노력들(운동, 음식, 음악, 미술치료 등)로 다양하게 접근하여 환자와 의사가 같이 노력을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노력들이 부족한 것 같아서 많이 아쉽다. 치과의사인 저자가 이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해주어 나도 다시 한 번 그 부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환경위생에 쓰는 계면활성제를 우리 몸에, 그것도 구강에까지 쓸 필요가 있을까요? 칠솔질은 치주질환을 포함해 여러 전신질환을 일으키는 주범인 구강 내 바이오필름을 제거하고자 함인데, 실은 치약 안에 포함되어 있는 SLS의 바이오필름 제거효과는 미미합니다. 오히려 물리적인 칫솔질이 훨씬 중요하죠. 심지어 우리 아이들은 상당량의 치약을 삼키기까지 하는데도 말입니다(p.115)

 

그리고 양치질을 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나 역시도 깨끗하고 거품이 풍성한 게 좋아서 치약을 많이 짜곤 했는데 이것 역시 잘못된 생활습관이라는 사실에 다시 한 번 반성했다. 치약에 계면활성제가 들어있다는 걸 알면서도.. 조금만 사용해도 칫솔질 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치약을 콩알만큼 짜서 양치질을 하는 게 쉽지는 않다. 하지만 치약보다는 물리적인 칫솔질이 훨씬 중요하다는 치과의사샘의 말을 들으니.. 어렵더라도 지금부터라도 치약은 콩알만큼, 칫솔질은 바르게 사용해서 건강하게 내 잇몸을 지켜나가야겠다.

 

스케일링으로 제거되는 것은 비단 치석만이 아니라 정상적인 치질도 상당할 수 있다는 겁니다. 환자들이 느끼는 시큰함이나 통증 역시 당연한 것이고 심지어 그것들이 비가역적일 수도 있다는 겁니다.(p.164)

 

교정을 하면서 스케일링을 주기적으로 받고 있는데, 언젠가 한번 가끔 시리고 아플 때도 있었는데.. 스케일링이라고 무조건 좋은건 또 아닌 것 같다. 이런 스케일링 후유증을 보완하기 위한 방법도 같이 제시해주고 있는데,

첫째, 최대한 부드러운 접근을 하되 그것도 시간을 두고 한다.

둘째, 스케일링 이후에 손상된 치질의 복구를 시도해본다.

 

간단하게 나열했지만, 책에서는 더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일반인들이 치과에 가긴 무서워하면서, 치아와 잇몸 건강을 위한 노력들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나 싶다. 치과를 자주 가는 것이 제일 베스트겠지만, 이렇게 치과의사 선생님이 집필하신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잘못된 생활습관을 고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책인 것 같다.

 

이 서평은 출판사 이벤트에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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