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엄마, 초보아빠를 위한 육아 인문학 지침서

부모 인문학 23 - 자녀교육 마음가짐을 바꿀 새로운 시선
윤성경 지음 / 이야기공간 / 2022년 3월

부모 인문학 23(윤성경_이야기공간)

사실 이 책은 나보다 이제 곧 엄마가 되는 내 친구를 위한 책이 더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아직 미혼인 나에게도 꽤 긍정적인 영향을 준 책인 것은 틀림없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참 쉬운 일이 아니다. 아직 겪어보지 않았지만, 벌써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내가 과연 잘할 수 있을까?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라는 걱정부터 앞서는 날 보면 세상의 모든 부모님들은 정말 대단하시다. 모든 걱정과 두려움에 맞서 그들은 당당히 그들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했기에..

며칠 전 친구와 함께 나중에 ‘자식을 어떻게 하면 잘 기를 수 있을까’에 대한 주제로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예전 같으면 연애, 미래, 취업 등등 이야기를 했겠지만 나이가 나이인지라 우리도 결혼과 육아에 대한 주제를 결코 피하지는 못했다. 친구 역시 나처럼 고민이 많았고, 우린 근심 걱정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하지만 내가 친구를 위로해줬다. 우리가 지난 날 학교에서 수학, 영어, 국어처럼 ‘육아’에 대한 ‘지식’을 배우지 못했고, 그렇기에 더 두려움이 가득한 것일 뿐이라고. 우리가 차근차근 배우고 공부해가다보면 우리도 언젠간 멋진 부모님이 되어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이 책을 만났다. 아직 부모가 될 준비는 멀었지만, 부모 인문학 23은 초보 엄마, 초보 아빠들을 위한 책이었다. 그래서 초보 엄마가 될 친구에게도 선물로 주었다.

사랑하기 때문에 상대방을 소유하고 그 삶을 장악하려고 한다면 미성숙하다고 할 수 있다. 반대로 사랑하기 때문에 서로의 행복을 응원하고 지원하는 것이 인간적으로 성숙한 태도라고 하겠다. (p.13)

내가 우리 부모님께 정말 감사한 일은, 우리 부모님은 나에게 한 번도 공부해라, 책 읽어라 잔소리를 하신 적이 없다. 그리고 내가 진로를 선택하는 일에 있어서도 전적으로 내 의견을 응원해주셨고, 항상 뒤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셨다. 여기서도 저자는 말한다. 사랑하기 때문에 상대방을 소유한다는 것은 미성숙하다고.. 한 때 굉장히 핫했던 인기드라마 스카이캐슬에서 성적에 목매다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굉장히 안타깝고 이게 우리가 처한 현실인가 싶기도 했다(사실 맞다고 하지만).. 과연 그 아이들의 미래는 밝을까싶었다. 우수한 성적, 금전적 지원이 두터운 부모님들의 손길과 동시에 엄격한 감시 하에 본인이 원하는 행복한 삶을 그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남자친구, 여자친구 연인 간에도 지켜야하는 일종의 기본이 아닐까. 사랑하면 사랑할수록 아무 대가 없이 상대방의 행복을 응원하고 지원하는 것.. 막상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인 것 같기도.. 쉬운 일 인 것 같기도 하지만 정작 실천하려면 상대방에 대한 꽤나 큰 믿음이 있어야 가능한 일인 것 같다.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자신에게 닥쳐오는 운명의 파도를 탈 때 어떤 조건과 능력을 갖추고 있느냐도 중요하지만 결정적 변수는 인간의 마음에서 찾을 수 있다는 점이다.(p.56)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게 해주지 못한 부모는 미안할 때가 있다. 미안한 정도가 아니라 아이와 수평적 관계를 맺기 어려울 때도 있다(p.71)

다만 나는 시들어도 아이만 활짝 피면된다는 맹목적인 교육열은 자칫 부모뿐만 아니라 아이까지 시들게 할 수 있다. 부모가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는 것은 명문대 입학만이 아닐지도 모른다. 함께 생활하면서 품위 있는 아비투스를 물려줄 수도 있다(p.72)

우리 부모님도 항상 미안해하셨다. 내가 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되어 회사에 다니고 월급을 받아 돈을 벌고 있는 지금까지도 항상 미안해하신다. 뭐가 그렇게 미안하신지 모르겠다. 이렇게 올바르고 성실하게 키워주신 점만해도 엄청난 유산을 물려받음이 틀림없는데 부모마음은 그게 아니라신다. 하지만 책에서 저자 역시 서울에 아파트 한 채는 물려주지 못하더라도 부모의 품위 있는 아비투스를 물려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곤 묻는다. 부를 물려줄 수 없으면 아무것도 물려줄 수 없는 것이냐고 묻는다. 경제적으로 풍족한 부의 대물림도 감사하겠지만, 그래도 세상을 바르게 살아가는 아비투스야 말로 돈으로 살 수 없는 값진 보배가 아닐까.

［이 서평은 출판사 이벤트에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