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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에게 죽음을 ㅣ 스토리콜렉터 2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범죄소설의 시작은 대부분 인간의 욕망이다. 아니 소설이나 영화에서 주로 다루는 것이 그것이다. 인간의 욕망과 질투, 잃는 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나약함. 모든 소설에서 이러한 것을 다루겠지만 이 모든 요소들이 소용돌이치다가 곪아 터지게 되고, 때론 연쇄적으로 반응하여 걷잡을 수 없게 되는 것이 바로 범죄 소설이다.
시골의 작은 마을은 또한 얼마나 많이 미스터리한 공간으로 자주 등장하는지, 옆집에 누가 사는지조차 모르는 삭막한 도시보다 아버지의 아버지까지 모두 알고 있는 시골의 커뮤니티는 비밀이 더 많고 오랜 세월 동안 비밀을 공유했던 만큼 그것을 지키려는 데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이 책은 이미 너무 많이 읽혀서 내용을 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2011년 내내 거의 베스트셀러를 차지했고 그것의 인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피아’라는 형사와 ‘보덴슈타인’이 등장하는 시리즈물 중에 하나인 이 책은 영화 시리즈나 드라마로도 충분히 제작될 만하다. 이미 그러한 작업들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소설 속에는 많이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다. 십대들의 철없는 행동들과 그들만이 가지는 너무 순수해서 치명적인 시기와 질투, 돈과 권력, 명예, 사랑과 호기심, 외로움과 절망, 이 소설을 이끄는 단어들은 삶에 대한 총집합과 같다. 그래서 소설을 다 읽고 나면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 한참을 걷다가 나온 듯하다. 그리고 씁쓸해진다. 그러한 단어들이 이끄는대로 많은 캐릭터들이 치밀하게 움직이고 그것을 쫓는 재미는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씁쓸하거나 허무한 것은 이러한 소설들이 인간의 어두운 면들을 상기시켜주지만 그 이상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소설 후에 번역된 다른 작가의 비슷한 분위기의 소설 ‘사라진 소녀들’을 읽었을 때(실제 이 책의 마케팅에서도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의 책을 언급했다) 나는 미드 한 편을 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이코패스와 그러한 사건을 해결해가는 두 명의 형사. 그 책을 먼저 읽은 나는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이 책을 읽으며 같은 작가 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형사들의 캐릭터가 비슷했다. 아니면 이제 범죄소설과 형사들의 캐릭터들이 모두 비슷비슷해진 건지도 모르겠다. 범죄를 다루는 수많은 미드들은 크게 두 가지 차이만이 가지고 있다. 범죄를 해결하는 주인공 수사팀들의 독특한 캐릭터들과 범죄에 대한 접근 방법이 그것이다. 그 두 가지가 얼마나 재미있고 탄탄하냐에 따라 드라마의 성패가 갈린다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이 소설에서 캐릭터들의 개성은 없다는 게 나의 판단이다. 범죄의 접근 방법 또한 새롭지 않다. 직감에 의존하는 ‘피아’와 그의 곁에서 항상 이성적으로 지원해주는 ‘보덴슈타인’ 이라는 캐릭터는 앞에서도 말했듯 다른 소설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이다.
요즘에는 점점 스토리가 강한 소설들이 인기다. 그런 면에서 이 소설의 성공은 당연하다. 대부분은 손에서 이 책을 다 읽을 때까지 놓지 못할 것이다. 이렇게 탄탄한 스토리 전개는 바로 영화로 만들어져도 이상하지 않다. 구성이 잘 되어 있고 이야기가 재미있게 짜여 있다. 스토리는 중요하다. 그러나 나는 가끔 스토리의 재미만 쫓으면 뭔가 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구성은 잘 되어 있지만 새로운 것이 없을 때가 많이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범죄소설에서는 인간의 어두운 면을 끈질기게 관찰하여 끄집어내는 것과 치밀하게 짜여진 플롯만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이 책은 쉽게 몰입해서 읽기에 아주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