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출산은 공간뿐만 아니라 ‘나‘라는경계 자체를 허무는 경험인 걸까. 영원히내 것인 줄 알았던 내 몸 한자리를 다른 생명에게 내어주면서 이미 나도 모르고 (이후 파생될 개방 조약 전문에) 동의해버린걸까. 5년을 끊었던 육류에 대한 갈망이임신 초기 내 머릿속을 사로잡고, 출산이임박해 내진하는 의사의 손이 몸속으로 들어오고, 아홉 시간 진통을 했어도 끝내 수술칼이 내 배를 뚫고 들어오고, 아이를 낳고 나니 다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가슴마저도 내 것이 아니었다. - P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