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미식가 - 솔로 미식가의 도쿄 맛집 산책, 증보판 고독한 미식가 1
구스미 마사유키 원작, 다니구치 지로 지음, 박정임 옮김 / 이숲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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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전부터 여기 저기서 평이 많이 들려온지라 기대가 꽤 높았는데 읽고 나서 느낀 점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낚였다"는 것이다. 

도대체 이 만화가 왜 그렇게 호평을 받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유명 만화가 다니구치 지로의 작품이어서일까? 하지만 이 작품의 그림상의 완성도는 다니구치 지로의 다른 작품(이를테면 '시튼')에 비해 확연히 떨어진다. 좀 심하게 말하면 같은 작가의 그림이라는 것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작화의 퀄리티가 낮다. 

다음으로, 내용에 관해서. 

이 만화는 '도쿄의 맛집 가이드'가 아니다. 오히려 '아빠 어렸을 적에'와 같은 유에 속한다고 보면 틀리지 않을 것이다. 

80년대쯤에 도쿄에서 청춘을 보냈던 사람이 한 10년 20년 만에 "아 오랜만에 그 집에 가서 짜장면이나 한 그릇 먹어볼까?"하는 식의 회고담과 더 가깝다. 

따라서 이 만화에 나온 맛집을 순례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일본어에 능통하고 도쿄의 복잡한 길을 익숙하게 누빌 수 있는 사람, 다시 말해서 도쿄 토박이나 도쿄 거주자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원작에 관해서. 

이 책의 원작자인 구스미 마사유키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책날개에 적힌 약력으로 짐작컨대 일종의 '맛집 리포터'에 속하는 필자인 것 같다. 

하지만 책 말미에 후기를 대신한 기행문(?)을 실어놓았는데, 필력이 형편없다. 이 사람의 원작이 이 기행문의 수준이라면, 다니구치 지로가 이 정도라도 그려낸 것은 천운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개별 에피소드가 길지도 짧지도 않기 때문에 읽는데 무리는 없으며 객관적으로 질이 크게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사서 봐야 할 정도의 퀄리티를 제공한다고 볼 수는 없다(책값도 꽤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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