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의 실패 - 리먼 브라더스 파산을 직접 겪은 전 부사장이 말한다
로렌스 G. 맥도날드 외 지음, 이현주 옮김 / 컬처앤스토리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왕국이 몰락하고 나면 수많은 음유시인들이 나타나 후일담을 읊어준다. 

이 책도 리먼 브라더스라는 왕국의 몰락 후에 전장에 있었던 어느 패잔병의 회고담이라고 생각하면 그리 틀리지 않을 것이다. 

이런 유의 책들은 대부분 재미가 없는데, 보통 자화자찬이나 자기 방어에만 급급해서 내부자만이 알 수 있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전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점에서만큼은, 이 책은 비교적 생생한 이야기를 독자에게 던져주고 있다는 점에서 너그러운 평가를 받아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역시나 '나는 잘했는데 윗대가리들이 문제라서' 식의 이야기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에 리먼 브라더스라는 회사가 어떤 경로를 거쳐서 붕괴하게 되었는지에 관한 깊이있는 통찰을 책 속에서 찾기는 어렵다. 

그리고 금융권 경험이 없는 번역가가 저지르는 대부분의 번역실수를 역자가 다 저질러 놓았기 때문에, 꽤 흥미진진한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읽다가 막히는 부분이 다소 있을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오역 - 너무나 일상적인 오역이어서 이제는 지적하기도 귀찮은 - 은 vice president를 '부사장'이라고 번역한 것이다. vice president는 한국어로 옮기면 '과장'이다. 왜 vice president가 과장이냐고 항변해도 소용없다. 그네들은 그렇게 인식하니까. OK? 

기실 이런 유의 책에 평가가 후한 편은 아닌데, 몇 가지의 결점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는 재미있기 때문에 별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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