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 프로그램 Short Program 3
아다치 미츠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아다치 미츠루의 단편집 '쇼트 프로그램' 시리즈의 마지막 권이다. 마지막이라고 섣불리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2권이 나온 후 거의 10년이 지나서 나온 3권이므로 앞으로 10년이 더 지나면 4권이 나올지도 모른다), 역시 현재로서는 '마지막' 권이다.

한국에 소개되지 않은 단편 모음이므로 아다치 미츠루의 팬에게는 수집의 가치가 있다.

그러나, 수집의 가치뿐이라고 말하면 지나친 것일까.

H2 이후에 발표된 아다치의 작품들은 솔직히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아다치라는 위대한 만화가의 기량은 '터치'에서 꽃을 피운 후 'H2'에서 절정에 달했다가 서서히 내리막길을 타고 있다는 느낌이다.

아다치 만화의 장점이었던 간결한 데생은 여전하지만, 그의 더 큰 장점이었던 치밀한 구성력과 장면 배치, 기획력은 더이상 새로운 점을 보여주지 못한다.

현재 연재되고 있는 장편 '크로스 게임'이 그의 전작들을 짜집기해서 내보내는, 일종의 자기표절과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되는 것이 못내 안타깝기 때문에(하지만 부인할 수는 없다), 아다치의 마지막 단편집에 기대를 더 걸었다.

물론 수록된 작품들은 '기본'은 한다. 하지만 아다치 미츠루라는 만화가는 '기본'을 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되는 존재다.

책 가장 앞에 아다치 미츠루의 최근 사진이 있다. 예전 단편집에 실린 아다치의 젊은 사진보다 30년은 나이들어 보인다.

아다치의 마지막 단편도, 전작들보다 30년은 나이 들었고, 그리고 기운이 없어졌다.

누구도 세월은 이기지 못한다.

다른 만화가가 이정도의 만화를 그렸으면 별 3개 반 내지 4개 정도를 줬겠지만, 아다치라는 존재에 거는 기대의 무게를 반영하고, 늘 지적하지만 쓸데없이 불편한 표지 디자인과 장정의 단점을 평가에 그대로 투영해서 별 3개를 부여한다.

쇼트 프로그램 시리즈에 관하여 내가 매긴 평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쇼트 프로그램 1: 별 4개 (내용으로는 별5개, 비싼 가격과 불편한 표지디자인때문에 1개 감점)

쇼트 프로그램 2: 별 5개 (장정의 단점에도 불구하고 내용에서 워낙 탁월하다)

쇼트 프로그램 3: 별 3개 (위의 서평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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