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속 경제학 - 달러가 지배하는 세계!
윤수영 지음 / 삼양미디어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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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의 애니메이션 '라따뚜이'에는 Anyone can cook 이라는 말이 나온다.

특출한 재능을 지닌 자가 전문적인 교육과 훈련을 받아야만 비로소 요리를 할 수 있다는 고루한 요리계의 습성에 맞서는 한 생쥐의 이야기는 어쨌든 감동을 줄 수도 있다.

세속경제학이라는 이 책도, 문자 그대로 Anyone can write a book이라는 말에 걸맞는 책이다. 마치 생쥐 레미의 요리처럼.

다른 것이 있다면, 생쥐 레미의 요리는 돈을 주고 사먹을 가치가 있었던 반면, 이 책은 돈을 주고 사볼만한 가치는 없다는 것이다.

경제학 책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스티븐 레빗의 [괴짜경제학]과 팀 하포트의 [경제학 콘서트]는 한국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러한 '쉬운 경제학' 책의 히트에 힘입어, 우후죽순처럼 유사한 책들이 출판되고 있다. '세속경제학' 또한 이러한 아류 외에는 아무것도 아니다.

지은이는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는 경제관료로, 대학에 파견되어 강의를 맡은 도중 이 책을 집필했다고 스스로 밝히고 있다. 사실 이 책은 '집필'이 아니라 '편찬'되었다고 해야 옳다.

책을 조금 읽어보면 알겠지만, 이 책은 한국에 이미 출판된 유수의 저서들을 편집/요약한 요약본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나는, 어떤 책이 돈을 주고 살 만한 것이려면, 적어도 저자의 독자적인 견해와 영감이 책 내용 속에 깃들어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다른 사람의 책을 요약해서 정리한 책으로는 책을 '지었다'고 말하면 안 된다.

책의 표지와 뒷표지, 그리고 서문 앞의 발문에 많은 호평을 써준 국내 유수의 인사들은 과연 이 책을 읽기는 하고 썼는지 되려 묻고 싶다.

한 줄로 요약한다. 피터 L 번스타인의 [황금의 지배], [리스크], 미야자키 마사카즈의 [하룻밤에 읽는 물건사], 토드 부크홀츠의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등을 읽어야 하는데 읽을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사람은 도서관에 가서 이 책을 빌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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