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기 - 전10권 세트 대산세계문학총서
오승은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3년 7월
평점 :
품절


'아동문고'로만 친숙한 고전들이 있다. '아라비안 나이트'가 그렇고 '걸리버 여행기'가 그렇고 '서유기'가 그렇다. 아라비안 나이트와 걸리버 여행기 같은 서양과 중근동의 고전은 꽤 오래 전에 성인을 위한 완역본이 여러 번역가를 거쳐 출간되었다. 그러나 중국 4대 기서의 하나이며, 수많은 상상력과 창작의 원천이 된 '서유기'는 얄팍한 일본어 중역본으로만 접할 수 있었다.

비슷한 시기에 임홍빈 선생의 완역 서유기와 서울대 서유기 번역 연구회의 서유기, 연변 인민출판사 번역팀의 서유기가 출간되었다. 중국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삼국지와 수호지의 성공에 힘입어 비로소 서유기에도 세간의 관심이 미친 결과라고 짐작한다.

위에서 든 세 '서유기'의 번역의 품질에 대해서는 스스로 감히 논할 실력이 못되므로 일단 접어두자. 그리고 연변 인민출판사 번역팀의 서유기는 아직 접해보지 못했으므로 더더욱 여기서 말하기 어렵다.

임홍빈 선생의 서유기와 서울대 서유기 번역 연구회의 서유기 중 하나를 꼽으라면, 나는 주저없이 임홍빈 선생의 서유기를 권하고 싶다.

번역이 유려하여 읽기 쉬울 뿐만 아니라, 충실한 각주를 통해 서유기에 숨은 유불선 3도의 깊은 내용을 시원하게 풀어주고 있다. 동양학에 여간 관심있는 사람이라고 해도 '묘유주천(卯酉周天)'이나 '목모(木母)'같은 도가의 은어를 단번에 풀어낼 수는 없을 것이다.

진본 서유기에 숨은 풍부한 중국 고전 사상의 세계에서 노닐고 싶은 사람에게 반드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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