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물고기 - 물고기에서 인간까지, 35억 년 진화의 비밀
닐 슈빈 지음, 김명남 옮김 / 김영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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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년 전, 리처드 도킨스의 《눈 먼 시계공 Blind Watcher》을 읽었다. 세세한 내용이야 벌써 다 잊었지만, 저자의 뛰어난 언변과 치밀한 논리력에 감탄하며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 때 이후에도 나는 도킨스의 책을 계속 찾아 읽었고, 진화생물학 분야에 관심을 가졌다. 

 

《내 안의 물고기》라는 책의 제목은 조금 의아한 느낌이지만, 책을 읽다보면 금방 무슨 말인지 알게 된다. 우리의 몸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진화의 흔적, 바로 물고기의 자취이다. 진화는 45억년 지구 역사의 대서사시이다. 35억년 전 생명의 탄생부터 수없이 많은 생명들이 지구를 방문했다. 그리고 그들 중 99% 이상이 멸종했고, 화석으로 보존된 것은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한다.


우리는 퍼즐을 맞추듯, 각 시대의 화석층에서 진화의 흔적들을 발견하고 있다. 오랜 화석층에서 어류에서 양서류로 변화하는 과정의 중간 단계들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또한 보다 많은 자료를 수집하게 되는 미래에는 영장류에서 인간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화석을 통해 추적해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는 발이 달린 물고기 화석에서 출발해 화석을 발굴하는 과정, DNA를 조사하는 분자 생물학에 이르기까지 진화를 설명해 주는 다양한 분야를 종횡무진하며 이야기를 펼치고, 우리들이 궁금해 할 인류의 탄생에 대해 하나 하나 설명해준다. 최초 몸을 가지지 않은 생명체가 어떻게 몸을 가지게 되었는지, 어떻게 후각과 시각, 청각은 어떻게 발전하게 되었는지, 인간은 왜 후각 일부를 포기하는 대신 더 풍부한 시각을 얻게 되었는지 흥미로운 글들이 이어진다.



지구의 역사를 1년으로 보면, 인류의 탄생은, 1년의 마지막 날, 12월 31일이 거의 끝날 무렵이라고 한다. 어쩌면, 인류 또한 그 옛날 공룡처럼 잠시 지구에 머물다 가는 하나의 생명체일지 모른다. 진화를 통해 고도의 지적 능력을 얻게 된 인류의 호기심은 무엇을 위함일까? 지구와 우주의 신비를 인류가 얼마나 알아낼 수 있을까.


어떤 사람들은 진화론을 창조론과 대비되는 정도로만 여긴다. 우리는 불과 2천년전(생명의 역사에서는 2천년은 정말 '불과'일 뿐이다)에 대해서는 궁금해 하면서도 수백만년 전 인류의 조상에 대해서는, 수십억년 전의 생명의 근원에 대해서는 너무 무관심하다. 이제 한 번 관심을 기울여보고 싶다면, 읽어 볼 만한 책이다.

2009.0630. 펴냄


스켑틱을 읽다 <내 안의 물고기>가 다큐로도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꼭 봐야겠다.


이 책은 미국과학한림원에 의해 '올해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때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근무한 슈빈은 현재 시카고 대학 공로교수이자, 같은 대학 생명과학과의 대학전략부학장을 맡고 있다. 2011년에는 미국과학한림원 회원으로 선임되었다.


그렇게 큰 성공을 거둔 책이 다큐멘터리 시리즈로 제작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오랜 시간의 기획과 촬영 과정을 거쳐 마침내 PBS에서 첫선을 보이게 되었다. 1시간 분량의 에피스도 3편('내 안의 물고기', '내 안의 파충류', '내 안의 원숭이')으로 구성된 이 TV시리즈는 책으로는 보여줄 수 없는 생생한 자연 현장(캐나다 북극 지역, 남아프리카, 인류의 요람인 에티오피아 등)으로 우리를 초대해, 실제 화석 발굴에 참여한 유명 고생물학자들의 설명과 함께 화석을 찾고 수집하는 과정을 상세히 보여준다. 유전학자와 발생학자의 실험실로 시청자를 안내하여 우리 눈앞에서 직접 실험 광경을 보여주기도 한다. 


[스켑틱vol.1, 도널드 프로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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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체 사진을 찍깇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을지. 아름다운 사진들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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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진 책은 초록 형광 대신, 분홍 형광색이다. 


나는 오랫동안 무라카미 하루키를 대단치 않은 작가라 생각해 왔는데, 그건 내가 읽은 그의 책들에서 깊은 인상을 받지 못했던 탓이었다. 내가 처음으로 읽은 책은 그가 처음으로 쓴 작품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였고, 그 다음으로 읽은 책들은 <밤의 거미원숭이>와 그리스와 터키 여행기 <우천염천>이었다. 그것은 그가 다른 나라에 출판하기를 원치 않거나, 별다른 힘을 기울여 쓰지 않은 가벼운 글들이었다. 이들 책들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릴 사람들도 있겠지만 나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에 대한 질문 하나만 더 드릴게요. 이 책에는 일종의 대칭적 균형, 형식적인 특질, 그리고 <태엽 감는 새> 같은 다른 책에서는 볼 수 없는 해결의 느낌이 있습니다. 소설의 기능과 구조의 중요성에 대한 생각이 어떤 시점에선가 바뀌었나요?

무리카미 하루키 네, 그렇습니다. 제가 쓴 책 첫 두 권은 일본 바깥에서 출판되지 않았어요.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1979)와 <1973년의 핀볼>(1980)을 가리킴. 우리나라에서는 출간되었다. yoon) 제가 원하지 않았지요. 그 책들은 미성숙한 책들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그리 훌륭한 책이 아니에요. 정확한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빈약하지요.


<작가란 무엇인가, 권승혁·김진아 옮김, 다른>

그러나 그의 장편과 단편 소설을 읽으며 그런 내 생각을 바꾸게 되었는데, 장편소설은 <1Q84>이고, 단편소설집은 <도쿄 기담집>이었다. 이 소설들은 아주 잘 짜여 있었다. <도쿄 기담집>에는 다섯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우연 여행자

하나레이 해변

어디가 됐든 그것이 발견될 것 같은 장소에

날마다 이동하는 콩팥 모양의 돌

시나가와 원숭이


이 가운데, <시나가와 원숭이> 빼고는 네 편 모두 괜찮았고, <우연 여행자>와 <하나레이 해변>이 좀 더 마음에 들었다. 그의 다른 단편집도 찾게 될 거 같다.


그 화요일 아침, 그는 여느 때처럼 서점 카페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찰스 디킨스의 <황폐한 집>. 한참 전에 읽어본 책이지만 서점 진열대에서 발견하자 다시 읽고 싶어졌다. 재미있었다는 기억은 선명한데 줄거리가 제대로 생각나지 않았다. 찰스 디킨스는 그가 좋아하는 작가 중의 한 사람이었다. 디킨스를 읽는 동안에는 다른 일들을 거의 다 잊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늘 그랬던 것처럼 첫 페이지부터 이야기에 완전히 마음을 빼앗겼다.

무라카미 하루키, <우연 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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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테라
박민규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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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단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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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이름 창작노트 - 양장본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윤기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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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장미의 이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찾아 읽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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