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 1 - 반지 원정대 - 상
존 로날드 로웰 톨킨 지음, 김번 외 옮김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02년 11월
평점 :
절판


빌보 배긴스가 이 책에서는 왜 '골목쟁이'가 되었나. 번역가의 말이다.


번역가의 말

10여 년 만에 개정판을 내놓으면서 역자들이 가장 유의한 점은 저자 톨킨이 번역과 관련해서 제시한 지침이었다. 이 지침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되는데, 하나는 <반지의 제왕> 부록 E와 F에 수록한 요정어와 기타 고유명사들의 발음 및 번역 원칙에 관한 것이다. 다른 하나는 개별 고유명사들의 의미와 내력을 일일이 설명하면서 번역 여부를 명시한 목록으로, <반지의 제왕>이 스웨덴어 및 네덜란드어로 번역된 이후 톨킨이 훗날의 번역자들을 위하여 직접 작성하여 발표한 것이다.


예문판 <반지전쟁>은 국내 초역이라는 의의에도 불구하고 위의 지침을 일부만 수용했다는 한계를 지닌다. 반면에 황금가지판 <반지의 제왕>은 요정어를 비롯한 발음표기에 있어서는, 일부 문제점이 지적되긴 했지만, 톨킨의 지침을 충실히 따랐다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고유명사의 번역과 관련해서는 역시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이번 개정판을 내면서도 역자들 간에는 서구어권이 아닌 우리나라에서 이 지침을 반드시 지켜야 하느냐는 문제로 논란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톨킨의 번역 지침을 충실히 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따라서 이번 작업의 상당 부분은 바로 여기에 집중되었다. 그리하여 배긴스는 '골목쟁이'가 되었고, 브랜디벅은 '강노루', 페어베어른은 '이쁘동이'로 바뀌었으며, 실버타인은 '은빛첨봉', 틴드록은 '뾰족바위', 딤릴골짜기는 '어둔내골짜기'로 변했다. 톨킨의 지침은 특히 해당 번역형의 '고어형'을 선호하였기 때문에 적합한 번역어를 찾는 과정은 사라져간 우리 옛말을 되살린다는 뿌듯한 자부심까지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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