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의 끝 문학과지성 시인선 86
이성복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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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유희경과의 인터뷰를 읽다, 연애시의 달인은 바로 이성복 시인이라는 글을 읽는다.


명동 카페 마리에서 <심었다던 작약> 낭독 전에 말씀하시길, '연애시 좀 쓴다'는 얘기를 듣는다고 하시던데요. 연애 편지 많이 써 보셨나요? 본인이 생각하는 연애시나 편지의 핵심은 뭔가요?

제 시집 해설에 연애시 이야기가 나와요. 누가 저한테 "희경이 연애시 좀 쓰잖아." 이렇게 얘기한 적이 있기는 하지만, 사실 이성복 선생님 정도로 써야 달인소리 듣지 않을까... 이렇게 연애 편지 써서 누가 넘어오겠어요.

<인터뷰 매거진 FACE vol.0>


'서해'이라는 시를 읽고 감탄한다. 그래, 이게 이성복이구나.

서해

아직 서해엔 가보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당신이 거기 계실지 모르겠기에

그곳 바다인들 여느 바다와 다를까요
검은 개펄에 작은 게들이 구멍 속을 들락거리고
언제나 바다는 멀리서 진펄에 몸을 뒤척이겠지요

당신이 계실 자리를 위해
가보지 않은 곳을 남겨두어야 할까봅니다
내 다 가보면 당신 계실 곳이 남지 않을 것이기에

내 가보지 않은 한쪽 바다는
늘 마음속에서나 파도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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