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 - 다치바나 식 독서론, 독서술, 서재론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이언숙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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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로부터의 귀환>이라는 인상적인 책으로 기억하는 다치바나 다카시의 강연, 독서론, 작업실론 등. 

일본에서는 1995년 12월 출간된 오래된 책이라 그 후 어떤 후속 연구들이 더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자가 소개하는 '비둘기의 뇌' 부분이 재미있어 옮겨 적는다.

최근에 연재한 기사를 조금만 소개하면, 조류의 뇌에 관한 연구 결과를 두 번의 연재를 통해 다루었습니다. 첫 회에는 게이오 대학의 와타나베 시게루 교수의 비둘기 뇌에 관한 실험에 대해 글을 썼습니다. 이 실험은 비둘기에게 피카소와 모네의 그림을 보여 주고 이를 구분할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것입니다. 먼저 피카소의 그림과 모네의 그림을 각각 10장씩 준비하여 비둘기에게 보여 줍니다. 그리고 피카소 그룹의 비둘기가 피카소 그림을 보았을 때, 모네 그룹의 비둘기가 모네 그림을 보았을 때, 새장의 문을 콕콕 두드리면 먹이를 주는 훈련을 합니다. 그리고 나서 약 2주일 정도 되면 90%의 비둘기가 그림을 구분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진정한 의미에서 비둘기들이 그림을 `보고 구분한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어떠한 특정 단서를 가지고 식별하는 것인지도 모르고, 그림 20장을 그냥 모두 외워 버린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다음 실험에서는 비둘기들에게 피카소와 모네의 새로운 그림을 다른 화가들의 그림과 섞어 놓은 상태에서 보여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피카소와 모네의 새로운 그림을 구분해 낼 뿐만 아니라, 모네 그림을 보여 준 그룹의 비둘기들은 세잔느, 르누아르 등 인상파 화가의 그림에, 피카소 그림을 보여 준 그룹의 비둘기들은 브라크, 마티스 등 전위파 화가의 그림에 강한 반응을 보인 것입니다(웃음). 다시 말해, 비둘기들은 화가의 화풍까지도 식별할 수 있었습니다. 또 재미있는 것은 그림을 거꾸로 세워 놓고 실험해 본 결과, 모네 그림에 반응한 비둘기들의 정답률이 크게 떨어진 데 반해, 피카소의 그림에 반응한 비둘기들은 큰 변화가 없었다는 것입니다(웃음). 놀랍게도 인간과 똑같은 반응을 보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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