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숲에서 고전을 만나다
모리야 히로시 지음, 지세현 옮김 / 시아출판사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지혜의 숲에서 고전을 만나다 라는 책을 찾으려다,
검색해서 찾은 책은 엉뚱하게도 《고전의 숲에서 지혜를 찾다》라는 책이었습니다.



그리고 보니 지혜의 숲에서 고전을 만나다라는 제목이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혜의 숲에 들어갔더니, 고전이 있더라 뭐 이런 걸까요? 역시 그 보다는 고전의 숲에서 지혜를 찾다라는 제목이 훨씬 낫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 출판사에서도 이미 출간된 책을 보고 부득이하게 지혜의 숲에서 고전을 만나다라는 제목을 쓰지 않았나 추측해 봅니다.

뭐, 어쨌든 고전의 숲과 지혜의 숲은 다르면서도 일견 비슷하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만큼 '고전'과 '지혜'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누구나 공감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을 사는 이들에게 고전을 읽으라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건 고전의 수백년의 세월 속에서 검증되어 살아남은 책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수 많은 독자들에 의해 끊임없이 검증되어 수 백년을 이어온 인류의 자산이 되어 버린 것이지요.

으레 이러한 책들은 재미없을 거라 치부해 버리기 십상이지만, 의외로 놀랍도록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책들도 많이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고전들을 매우 좋아합니다.

그래서 처음 이 책이 저에게 왔을 때에는 반가운 마음이었습니다. 고전에 관심은 있으나 겨우 몇 권 잡아 본 정도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책을 보니 논어, 맹자, 대학, 중용, 시경, 서경, 역경, 채근담, 손자, 삼국지, 노자 등 다양한 고전에서 가져온 좋은 문구를 적어 놓고, 그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두 세페이지 정도 붙여 놓은 구성이었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을수록 서평을 쓰기가 까다롭다는 것을 조금씩 느끼게 되었습니다. 아니 서평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 되었다고 할까요? 고전이라는 깊고 넓은 스펙트럼에서 '엄선한 내용'들로 구성된 책인데도 차라리 원문을 보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요?

작가는 고전을 번역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그 내용을 전달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고전에서 문장을 뽑아 온 역할 외에는 책에서 작가의 특별한 역할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가 고전의 문구에 붙인 설명은 고전 문구가 가지는 울림과 감동을 단지 길게 펼쳐 놓을 뿐입니다. 그래서 그의 설명은 사족처럼 느껴지는 때가 많습니다.

뛰어난 개개인의 연주자들이 능력이 부족한 지휘자를 만나 제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저의 짧은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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