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메에서 일본을 만나다
조성기 지음 / 어문학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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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좋아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특히 여기서 말하는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이웃 나라의 반대에도 신사참배를 강행하고, 역사적으로 임진왜란과 한일합방으로 우리나라의 국토를 유린했던 바로 그 일본이라면 말이다.

한편, 일본 아니메를 좋아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비단 일본 아니메 뿐만이 아니다. 일본 만화, 일본 드라마, 일본 영화 등 일본 요소 요소의 문화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오고 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일본 문화를 좋아하고 받아들이고 있다.

일본은 싫은데, 일본에서 만든 건 좋다?
made in japan은 세련됐다. 전자 제품만이 아니라 문화 상품에 이르기까지 일본에서 만들어진 것들은 우수하다. 무비판적으로 일본 문화를 받아들이는 게 걱정이라고는 하지만 그렇게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그리고 특히 이 책의 저자는 일본 아니메를 봐도 독하게 보는 사람인 것 같다. 아니메 한 편을 봐도 일본을 이해하기 위해 철저하게 분석하며 보기 때문이다.

왜 아니메인가?
아니메는 animation의 일본식 발음이다. 일본 애니메이션은 재패니메이션(Japan + Animation의 합성어) 또는 아니메로 불리워진다. 전 세계적으로 상업화된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나라는 미국과 일본밖에 없다고 하는데, 일본의 독특한 스타일과, 산업구조, 만화라는 풍부한 기반력, 국민성을 바탕으로 성장했다고 볼 수 있다. 저자는 아니메에서 일본의 무의식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일본의 애니메이션이야말로 일본을 가장 잘 설명해줄 수 있는 '무의식 세계의 원더랜드'이자 대중문화와 사회와의 관계를 가장 잘 설명해줄 수 있는 '대중문화이해의 초파리'라는 점…

이 세상 어느 사회보다 꽉 짜여진 일본이라는 감옥에서 일본인 스스로가 탈출하고자 만들어 놓은 상상의 탈출구…

즉 애니메이션의 세계는 일본인의 의식 세계가 아니라, 무의식의 세계인 것이다.

이렇게 진지하게 아니메를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내용을 이해하려고 생각했지, 일본 문화 자체를 이해하려는 시도는 내게는 관심 밖의 영역이었다. 이 책 덕분에 새롭게 아니메를 보게 되었다.

크게 8가지 범주, 일본의 정치와 사회, 경제와 산업, 무사도, 모노노 아와레 미학, 신도, 전통예술의 영향, 과학에 대한 상상력, 여성관을 살펴보고 있으며, 세부적으로는 '독수리 5형제'와 일본 제국주의, '드래곤 볼'과 지방 분권주의와 같이 살펴보고 있으나, 작품 중심으로 일본 문화를 살펴보고는 것이 아니라 각 특징적인 문화를 중심으로 그 사례로 여러 아니메를 소개하는 형식이다.

여러 주제로 책을 얽어내지만 읽을수록 일본이라는 나라를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가까우면서도 먼나라, 일본이다.

p.s. 그래도 그렇지만, 이런 한 줄 서평은 너무했다.

책의 마지막장을 덮고 나면 일본을 바로보는 우리의 시각이 180도 바뀌어 있음을 느낄 것이다.  

- 이향란 교수, 원광대학과 일본어교육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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