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위안페이 평전 - 시대보다 먼저 ‘현대 중국’을 준비한 위대한 지식혁명가
후궈수 지음, 강성현 옮김 / 김영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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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차이위안페이

낯설은 이름이다. 이 책을 받기 전까지는 한 번도 들어본 기억이 없는 인물, 차이위안페이. 그는 어떤 사람인가?

그에 대한 요약된 설명 글에서, 그를 20세기 중국에서 가장 위대한 사상가, 걸출한 학자라 부르고 있으며, 민족혁명과 민권보장투쟁에 일생을 바치고, 중국 근대교육과 과학발전의 기초를 닦은 개척자라 설명하고 있다.

평전과 자서전류의 책을 선택하는 기준에는 크게 두 가지가 영향을 미친다. 하나는 인물의 매력이다. 인물의 인생이 어떠했으며, 얼마나 흥미롭고 매력적이었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다른 하나는 글이 얼마나 잘 쓰여졌는가 하는 점이다.

대부분 글은 부차적인 문제로 인물의 매력을 보고 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인물의 매력이 글을 압도해 버리는 경우이다. 예전에 읽었던 체게바라와 같은 평전이 그러한 경우이다. 책은 재미없지만, 체게바라라는 인물에게 관심이 있어 책을 읽었던 경우이다.

이와 반대로 글 솜씨만으로 평전류의 책에 생명을 불어넣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요즘 사회적으로 한 자리 좀 했다 싶으면 너도 나도 대필 작가를 불러 써대는 자서전을 보노라면, 글솜씨가 있는가는 차치하고 과연 누가 저 사람들 인생을 읽어보려 할까 하는 의문이 든다. 그럼에도 그의 이해관계자들이 억지로 책을 구입해 책을 뿌려, 책상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그 책을 출판하기 위해 벤 나무에게 미안한 일이다.

자고로 평전이라 함은, 인물의 매력에 글솜씨까지 더해 문학적 성취까지 달성함을 목표로 해야 한다. E.H.카의 《도스토예프스키 평전》이나 우리 시대의 필독서가 된 《전태일 평전》, 김구선생의 자서전 《백범일지》와 같은 책이 바로 그러한 책들이다.

차이위안페이는 그러한 면에서 인물에 대한 매력은 중간 정도에, 글 솜씨는 평균보다 아래에 둘 만한 책이라 생각한다. 아마 이는 나의 개인적인 관심도와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어렸을 때 60권짜리 위인전집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때 유일하게 읽다 만 것으로 기억되는 사람이 바로, 차이위안페이와 동시대를 살다 간 쑨원이었다. 책이 재미없었던건지, 쑨원의 인생에 관심이 가지 않았던 건지, 그 두가지 모두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다분할 것이다. 그후로도 내가 중국의 근대사에 대해 알게 될 계기는 거의 없었다. 청말 역사에 대해 알지 못해, 쑨원 이후 덩샤오핑과 마오쩌둥으로 이어지는 역사에 대해서 무지했고, 차이위안페이는 들어본 적도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그러한 면에서 도움이 되었다.

차이위안페이에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 읽어볼 만할 것이고, 관심이 없다면 읽어도 흥미를 느끼기는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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